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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까리막| 용당동

회까리막은 시멘트 울타리를 가리키는 말로 불의 중간 지점 동쪽 가장자리에 있는 사각형의 구조물이었다.


일제가 기세를 올리던 시절, 회까리막에는 철골 받침대에 큼직한 변압기가 장치되었으며 애자(碍子)를 매단 전선이 설치되어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을 윙 하는 전기음으로 놀라게 했다. 해방 후 회까리막의 시설물은 누군가에 의해 철거되고 허물만 남았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회까리막에는 자녀가 없는 중년 부부가 판잣집을 짓고 살았다.


남편은 조그마한 전마선으로 발래끼(배로 하는 채조업)도 하고 때로는 깡(다이아마이트)으로 물고기를 잡았다. 아내는 십여 마리의 닭을 울타리 안에 놓아 먹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밤에 닭 한 마리가 없어지더니 며칠을 주기로 계속 닭이 없어졌다. 닭 도둑의 정체를 알기 위해 밤잠을 설치면서 감시를 하던 어느 날 밤 닭 도둑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전신이 새하얀 개처럼 보이는 동물이 회까리막을 훌쩍 넘어 들어와서 닭을 물고 가는 것이었다. 닭 도둑의 정체를 알아낸 주인은 튼튼한 판자로 사과 궤보다 큰 덫을 만들어 안에 먹이를 걸어 놓고 도둑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이삼일 후 덫이 덜컹거리는 소리에 잠이 깬 주인이 나와 보니 닭 도둑은 덫에 갇혀 있었다. 날이 밝자 마을 사람들이 괴수를 보러 모였다. 괴수는 순백색의 개처럼 보였다고 한다. 개인지 늑대인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 마을 사람이 보신을 하자고 주인에게 제의했고 주인도 동의했다.


닭 도둑을 잡아먹은 지 십여 일이 지난 오전 아홉 시 전후에 신선대 작은 방파제 앞 해상에서 꽝 하고 폭음이 울렸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전마선 한척이 산산조각이 났다. 이 날 아침 회까리막 주인은 전어를 낚으려고 깡을 싣고 나왔다가 실수로 폭사한 것이었다.


이 사고가 있은 후 회까리막 판잣집에 살던 안주인은 마을을 떠났고 빈 채로 있던 회까리막은 6ㆍ25 사변 중 탁구장이 되었으나 동명목재가 들어오면서 자취를 감추었다.

출처 :「남구의민속과문화」- 부산남구민속회(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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