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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착한 건물주는 다 어디 숨었을까)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착한 건물주는 다 어디 숨었을까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1/04/05/ 조   회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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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26년 차 50대 중반 식당 사장이다. 얼마 전 남편은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받고 병원에 누워 있어야 했다. 코로나가 터지고 식당을 살리기 위해 몸이 아픈데도 무리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크게 추락했지만 문을 닫을 수도 없었다. 식당 문을 닫으면 빚을 내 임대료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주인에게 임대료 주기 위해 적자를 보면서도 장사를 하는 이들이 자영업자들이다. 임대료에 매인 노예가 바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아닐까.
 남편이 병원에 누워 있는 동안 연일 TV 뉴스에서는 LH 투기 사건에 대해서 떠들어댔다. 대한민국이 부동산 공화국이구나 싶었다. 부동산이 폭등해 부자들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수억, 수십억을 벌었다고 한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로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데 자산을 가진 부자는 점점 더 큰 부자가 된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는데 왜 자영업자들은 열심히 일할수록 더 가난해지는가. 쉬는 날도 없이 죽어라 일하는데 왜 점점 빚만 늘어나고 몸도 고장 나고 점점 못 살게 될까.
 자영업자들이 점점 가난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자영업자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IMF외환위기 이후 실직한 사람들과 퇴직 후 갈 데가 없어진 베이비붐 세대들이 너도나도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한국의 자영업은 진입장벽이 너무 낮다. 누구나 쉽게 장사에 뛰어들어 피 튀기는 경쟁에 내몰려 제 살 깎아 먹기를 하고 있다.
 둘째는 과거보다 매출은 떨어졌는데 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다. 15년 전보다 임대료, 인건비, 세금이 배로 뛰었다. 식당을 예로 들자면 파와 양파, 야채, 계란, 쌀값 등 식 재료비가 커지면 수익이 주는 건 당연하다.
 자영업에서 가장 큰 비용 두 가지는 바로 임대료와 인건비다. 2018년부터 최근 3년 사이 최저임금이 30% 가량 인상되고 그에 비례해 4대 보험료와 주휴수당도 올랐다. 최저임금은 8720원이지만 주휴수당까지 합치면 시간당 만원이 넘는다. 지불 능력이 되는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면 몰라도 자기 임금도 못 벌어가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 시급 만원은 너무 큰 부담이다. 코로나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줄고 혼자서 운영하는 1인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인건비 부담 때문이다.
 자영업자에게 인건비보다 더 큰 부담이 되는 건 높은 임대료다. 10년 새 두 세배로 오른 임대료는 아무리 코로나로 장사가 안되어도 내려갈 줄 모른다. 코로나 때문에 임대료를 깎아 주는 착한 건물주는 다 어디로 숨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자영업자들은 자기 몸이 상해가면서도, 빚을 내서라도 월세를 감당하고 있는데 이 힘든 코로나 상황에서도 월세를 올리는 건물주도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조물주보다 높으시다는 부동산 공화국의 건물주들이 누리는 부는 자영업자의 피와 땀이란 걸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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