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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빈틈 투성이 정부 재난지원금)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빈틈 투성이 정부 재난지원금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1/05/11/ 조   회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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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김옥숙의
생존리포트

 아홉시가 넘었는데 손님이 들어온다. 열시에 마치기 때문에 안된다고 해도 "30분 만에 갈비를 구워 먹을 자신이 있다"며 자리에 앉는다. 급하게 고기를 구워서 정신없이 식사하는 손님이 안쓰럽지만, 자꾸만 시계를 보게 된다.
 코로나 확진자가 늘면서 식당 영업시간이 또 열시로 제한되었다. 우리 식당은 홀 영업이 12시까지라 늦게 오는 손님들이 꽤 많은 편이다. 때문에 열시 영업 제한으로 타격이 심하다. 5명 집합금지로 돌려보낸 손님도 하루에 몇 팀이나 되고, 대학가 식당인데도 그 많던 학생 회식팀도 1년 넘게 못 받고 있다. 이렇게 식당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지만, 식당 임대료와 세금과 각종 고정비는 그대로다. 코로나 상황에 직원들을 안 내보내고 버텨내니 다들 기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식당 문을 안 닫고 버텨 낼 수 있었던 건 바로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나서 곧바로 배달 시장에 뛰어들어 매출을 늘린 덕분이다. 배달로 매출은 늘었지만, `온라인 건물주' 배달앱이 마진을 다 가져가 많이 팔아도 수익이 남지 않는다. 배달 매출은 올랐지만, 직원 인건비, 임대료, 세금 내고 나면 오히려 적자이다. 주인 인건비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이라 무급 자원봉사를 하는 기분이다. 식당을 살리기 위해 아침부터 밤 한 시까지 일했지만, 몸만 상하고 남는 게 없다.
 얼마 전 4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는데 형평성 논란이 거세다. 세금을 안 내는 노점상도 재난지원금을 주면서 매출이 좀 늘었다고 세금 성실히 낸 자영업자들을 탈락시키는 건 너무 잔인하다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왔다. 방역수칙을 따르느라 온갖 손해도 감수하며 일년 넘게 견뎌낸 대가가 재난지원금 탈락이라니…. 일할 의욕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청원 내용에 정말 공감이 되었다. 2019년보다 2020년 연 매출이 떨어져야만 지급한다는 기준 때문에 우리 식당도 탈락했다. 매출은 배달 때문에 늘어었지만 순이익이 늘어난 것이 아닌데 재난지원금을 못 받은 것이다. 코로나와 싸우며 아등바등 죽어라 일했는데 허탈하기만 하다.
 과연 누구를 위한 재난지원금인지 묻고 싶다. 재난을 당한 사람이라면 지원해야 하는 게 재난지원금이다. 방역의 고통과 희생은 자영업자들에게 지게 만들고 손실보상은 제대로 해주지 않는 정책, 탁상행정이 자영업자들을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
 새로 당선된 부산시장의 선거 슬로건이 `내게 힘이 되어주는 시장'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무시하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자영업자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
소설가·식당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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