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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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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홍보담당관 등록일 2024/04/08/ 조   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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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도 등대섬

무인화 5년, 섬은 인간의 발길이 그립다

등대지기 떠나고 방치돼 황량·쓸쓸
해수부의 `관광자원화 약속' 하세월
굴섬 서식 가마우지 개체수도 급감

 성조호를 타고 5분 만에 도착한 오륙도 등대섬의 간이선착장. 사람 없는 `외딴 섬'에 가마우지 몇 마리가 여린 겨울 햇살을 쬐고 있다. 문득 오륙도등대섬이 동화 속 성채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얀 등대가 우뚝 솟은 성이라 치면 오륙도는 그 성을 에워싼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선착장에서 계단을 조금 오르면 철망이 쳐진 오륙도등대가 나온다. 정부의 유인등대 무인화 정책으로 2019년 1월부터 등대지기가 모두 빠져 나간 뒤 폐쇄됐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의 협조를 받아 철문을 열고 등대에 발을 디뎠다. 오랜 방치 탓에 곳곳에 페인트는 벗겨지고 난간은 녹슬고 휘어져 분위기가 더없이 황량하고 쓸쓸하다. 큐브 모양의 `부산 갈매기 노래비'도 어디로 옮겼는지 사라지고 없다.
 바다를 사이에 둔 맞은편 굴섬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그런데 매년 이맘때 가마우지의 배설물로 만들어지는 굴섬의 `설산' 풍경이 예전 같지가 않다. `설산'의 규모가 예년에 비해 작다. 가마우지 개체수가 줄었다는 뜻. 따뜻한 겨울 때문인지, 아니면 등대지기가 없어서인지 가마우지가 섬을 찾지 않는 이유는 알 길이 없다.
 선박의 정보통신기술의 비약적 발달로 등대의 기능이 유명무실해지면서 전국의 등대가 갈수록 무인화되고 있고, 오륙도등대 역시 그 여파로 5년 전부터 등대지기가 모두 철수했다. 등대 불빛은 원격 제어 방식으로 운용된다. 부산 해양청은 오륙도등대를 무인화하면서 등대 건물을 카페나 해상호텔, 식당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가 발표했지만 지금껏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등대 아래 돌계단을 계속 걸어가면 섬 뒤쪽으로 이어진다. 너럭바위에 파도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그 뒤로 하얀 굴섬이 마치 히말라야의 어느 설산을 연상시킨다. 도심 지척에 이런 멋들어진 풍광이 있을 줄이야. 해운대 미포에서 출항한 유람선이 오륙도를 한바퀴 돌면서 관광객들이 등대를 향해 손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선착장만 어느 정도 갖춰지면 등대 건물은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먼발치서 눈으로만 즐기기에는 섬이 아깝다.
홍보담당관 ☎607-4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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