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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사람들 (우암동 한글교실 할머니들 위한 특별한 선물)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우암동 한글교실 할머니들 위한 특별한 선물
작 성 자 관리자 등록일 2016/04/14/ 조   회 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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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가 찍은 영화 `친구'에 `우암동 189번지'라는 대사가 잠깐 나오잖아요. 우암동 189번지는 피란 내려와 제가 정착해 살았던 추억이 깃든 곳입니다. 또 우리 애들의 본적지이기도 합니다."
 곽경택 영화감독의 부친인 곽인완씨(81)가 지난 7일 우암동을 찾았다. 양손에는 책 보따리가 가득 들려 있었다. 이날 우암동 양달마을 행복센터에서 아름다운 도서전달식이 열렸다. 곽씨가 6·25 때 피란 와 우암동에 정착해 살면서 겪은 자전 에세이 `소의 눈물'을 한글교실 할머니 40여 명에게 나눠주는 자리였다. 이 책은 피란 시절의 우암동과 영화 `친구'의 탄생 뒷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할머니들이 한글을 익히는 교재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국전쟁과 피란지였던 우암동이 맺어준 인연이 60여 년이 흘러 다시 아름다운 만남으로 이어진 하루였다.
 곽씨는 우암동 할머니들에게 일일이 책을 나눠주며 "`적기(옛 우암동 지명) 떠나면 팔자 고쳤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피란 시절 우암동은 못 살던 동네였어요. 그때는 우암동이 그렇게 지긋지긋했는데, 이제는 고향 꿈을 꾸면 우암동이 나옵니다. 적기는 내 고향입니다"라고 말했다. 
 요즘도 옛날 추억이 그리울 때면 혼자서 우암동 189번지 일원을 걸어 다닌다는 곽 씨는 최근 남구청의 우암동 소막 복원사업인 `우암동 문화복합형 주거환경관리사업' 외부 위원으로 선정돼 우암동 역사 복원에도 기여하고 있다.
 책 선물을 받은 강정례(72) 할머니는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이 책에 나온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 고마운 일"이라며 "적기 1호 의사선생님이 쓴 책을 어서 읽어보고 싶다"고 감격해 했다.
 양달마을행복센터 한글교실 할머니들은 지난 연말 손편지를 모아 책으로 내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성인문해학습자 편지쓰기대회에서 수상 소식을 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곽인완 선생은 1934년 평안남도 진남포 출신으로 1·4후퇴 때 혼자서 미군수송선을 타고 피란 내려와 우암동 189번지에 정착했다. 부두노동자, 냉면집 아르바이트, 만년필 장사 등을 하며 독학 끝에 부산대 의대에 입학, 피부과 전문의가 되었다. 영화감독 곽경택의 부친이자 `해피엔드' 정지우 감독의 장인이기도 하다.
 한정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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