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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사람들

남구사람들 (휠체어 타고 10년째 매일 체육공원 청소)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휠체어 타고 10년째 매일 체육공원 청소
작 성 자 관리자 등록일 2016/04/15/ 조   회 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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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2동 김인규씨

 남구의 장애인이 10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원 청소를 하고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용호2동 김인규씨(63), 매일 새벽 부산환경공단 남부사업소 상부체육공원에 `출근도장'을 찍는다. 새벽 운동을 겸해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다.
 그는 오래전 교통사고로 오른쪽 허벅지 아래가 절단되고 왼쪽 다리는 접히지 않는 중증 장애인. 그럼에도 전동 휠체어를 타고 한 손에 집게, 한 손에 봉지를 들고 공원 곳곳을 누빈다. 
 젊은 시절 연극배우로 활동했을 만큼 풍채가 좋았던 그는 해병대 헌병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17년 전 불운의 사고도 해병대 동기 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혼자서 차를 몰고 포항으로 가던 길에 발생했다. 교각 아래로 차가 내리 꽂혀 세시간여 혼수상태로 있다 발견됐다.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대신 다리를 잃었다. "그때부터 폐인처럼 살았어요. 자살도 생각했고…, 그러다 시장에서 두 다리가 없는 장애인이 시장바닥을 기면서 구걸하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아, 이런 사람도 살려고 바둥거리는데 나는 뭘 하나 싶었어요."
 이후 이기대 성당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고 재활치료를 겸해 체육공원을 찾게 됐고 자연스럽게 남부사업소 시계탑부터 2층 체육공원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이른 새벽 휠체어를 타고 한 시간 정도 쓰레기를 줍다보면 여러 일들이 생긴다고 한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주민을 발견해 119에 신고해 살려내는가 하면 숱한 분실물을 주워 주인을 찾아주기도 했다. 김씨는 "가끔 열쇠나 지갑을 줍게 되는데 공원 안에 분실물을 보관할 작은 사물함이 있으면 좋을텐데"라며 소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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