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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사람들 (40년 전 헤어진 부모님을 찾습니다)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40년 전 헤어진 부모님을 찾습니다
작 성 자 관리자 등록일 2016/04/15/ 조   회 592
첨부파일
`1974년 1월 27일' 쪽지 한장 
 우암동 부근서 발견돼 입양

 이달 초 본지 편집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서울 말투의 차분한 사내가 `자신을 낳아준 친부모을 찾고 싶다'며 사연을 본지에 실을 수 없느냐는 전화였습니다. 백방으로 알아보고 전단지까지 뿌렸지만 성과가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본지에 도움을 청해 온 것입니다. 부모, 자식 간 피끌림은 천륜입니다. 고민 끝에 본지는 40년 전 우리 남구에서 친부모와 헤어진 김상혁씨(41·가명)의 사연을 싣기로 했습니다. 다음은 상혁 씨의 사연을 `텔링' 형식으로 재현한 이야기입니다. 

 올해 마흔에 접어든 평범한 이 땅의 남자입니다. 최소한 부모님에게 그 말을 듣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지난 연말 부모님은 저를 앉혀놓으시고는 "너는 사실 우리가 낳은 친 아들이 아니란다"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처음엔 도저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의 말씀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974년 벚꽃이 저물던 딱 이맘 때일 것입니다. 아마 감만동이나 우암동 어느 시장이었을 겁니다. 어느 할머니가 길거리에서 포대기에 싸인 백일 무렵 된 갓난아기를 주워 우연히 만난 자식이 없던 젊은 부부에게 인계했다고 합니다. 그 부부가 저를 길러준 양친 어른들이고 그 핏덩이가 저였습니다. 발견 당시 `1974년 1월 27일'이라고 적힌 쪽지 하나만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제가 태어난 생년월일로 보입니다. 부모님은 이듬해인 1975년 1월 27일로 관청에 저의 출생신고를 했고 지금껏 저를 친자식처럼 길러주셨습니다. 이후 남구를 떠나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부산과의 인연도 자연스럽게 끊어졌습니다. 
 무덤까지 안고가야 했던 제 출생의 비밀, 하지만 두 분이 연로해지시면서 `진실을 알려야 겠다'고 마음이 바뀌신 것 같습니다. 아침 드라마에나 있을 법한 일이 제게 일어난 것입니다. 직장에 나가지도 못할 만큼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슴 한켠 친부모님에 대한 알 수 없는 그리움과 제가 어디서 왔는지 그 뿌리를 찾고 싶은 갈증이 깊어갔습니다. 동시에 가슴으로 낳아 친자식 이상 사랑으로 길러주신 부모님을 배신하는 것 같아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마음을 추슬러 경찰청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에 의뢰했지만 생년월일 쪽지 한 장의 단서만으로 피붙이를 찾을 길이 없다는 이야기만 들어야 했습니다. 결국 전단지를 찍어 지난 2월부터 주말마다 부산 남구로 내려와 감만동과 우암동 일대를 돌며 전단지를 돌리고 있습니다. 저의 딱한 사연을 듣고는 "그렇게 해서 친부모를 어떻게 찾느냐"며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몇몇 계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대답했습니다. "그래도 찾을 겁니다, 아니 찾아야 합니다. 제가 누구인지, 낳아주신 분이 누구인지 꼭 뵙고 싶습니다."

연락처:부산지방경찰청 민원실 (051)851-7000, 서울영등포경찰서 아동실종센터 (02)2678-0978


생년월일
 :1974년 1월 27일(남자, 혈액형AB)
실종장소
 :1974년 감만동 또는 우암동 시장 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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