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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사람들

남구사람들 (독자의 소리)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독자의 소리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02/28/ 조   회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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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 발달의 속도는 해가 지날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더욱이 전대미문의 코로나19는 수 십년 시간적 흐름을 단 몇 년으로 압축하는 효과를 가져온 듯 하다. 이런 빠른 변화 속에서 `그래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있기 마련이다.
 결혼해 나를 빼 닮은 아이가 태어난 뒤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함께 자그마한 욕심이 생기는 요즘이다. 건강히 잘 자라길 바라는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가 좀 더 행복했으면, 이왕이면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이런 저런 생각 끝에 남구에서 보냈던 나의 유년시절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나는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부모님과 친척들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워낙 호기심이 많아 궁금한 것, 하고 싶은 것을 참지 못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고, 남의 눈치를 잘 살필 줄 몰라 말썽도 많이 부렸다. 이런 나의 성향을 잘 알고 계셨던 부모님은 나에게 단 한가지의 당부를 하셨고, 나는 그 당부를 지키며 동네를 누비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부모님의 당부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말씀에 따라 등하굣길에서 만나는 동네 어른들게 웃으며 인사를 했고 망설임 없이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며 호기심을 풀곤 했다. 그 왕성한 호기심뿐 아니라 활동성 또한 남달랐다. 친구 부모님들은 나와 친구들의 이런 왕성한 호기심과 활동성을 눈치 채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봉사단체를 하나 만들어 주말마다 UN기념공원 등 남구의 여러 곳에서 봉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었다. 남구를 떠나 대학에 진학해 서울로 올라와 지금껏 생활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 남구에서의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나를 꾸준히 성장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막 아들을 요람에 재우고 난 자투리 시간에, 시계 반대 방향으로 기억을 돌이키며 느끼는 온기는 아마 아이가 잠을 청하기 전 뒹굴거리며 느끼는 이불의 따뜻함과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뒹굴거리며 지냈던 남구에서 받았던 사랑을 지금은 내 아들에게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 다시 남구로 돌아가도 여전히 따뜻했으면 좋겠다. 남구에 계신 혹은 계시지 않은 모든 부모님들께 감사드리며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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