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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작 성 자 홍보담당관 등록일 2024/01/05/ 조   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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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주례사에 담긴 삶의 지혜


 "야, ○○ 이 자슥 이혼 했다카네."
 점심나절 회사로 걸려온 초등학교 친구의 떨리는 목소리. 근래 이혼이 흔해졌지만 그래도 이 친구의 이혼 소식은 충격이었다. 명문대 나오고 직장 빵빵해서 주변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어쩌다 부부동반 모임에서 보면 부부가 항상 웃는 얼굴로 잉꼬부부처럼 대해왔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늘 전교 1등을 한다고 하던, 그래서 소위 아주 잘나가던 친구여서 더욱 그랬다. 그러나 부부 사이는 아무도 모르는 법. 두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뭐가 있었던 듯 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아내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걸까' 궁상스런 상념에 젖다가 문득 결혼식장의 주례사를 떠올려 봤다. 부부가 살면서 주례사대로 살아온 이들이 몇이나 될까. 주례사가 두고두고 외우고 새길만한 말씀이 아니어서 그렇거나 신세대 수준으로는 유치하고 뻔한 잔소리여서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주례사에서 가르치고 타일러 주신 말씀과는 정반대되는 부부생활을 할 때가 있는 것이 보통 부부들의 삶이다.
 공자와 인도의 마하마라타 서사시,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가 사랑에 대해 남긴 말씀 중 우연처럼 표현까지 일치된 게 하나 있다고 한다. `네가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 그대가 바라지 않고 싫어하는 것은 남에게 행하지 말라.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 말씀처럼,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해주고, 내가 원치 않는걸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면 우리사회에 이혼은 정말 없어질 것 같다. 이기현(대연동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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