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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할머니와의 특별한 우정
작 성 자 홍보담당관 등록일 2024/05/02/ 조   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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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할머니와의 특별한 우정


 꽤 춥던 지난 1월 어느 날이었다. 사무실 출입문이 살그머니 열리더니 할머니 한 분이 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들어오셨다. 뭔가 말씀을 하려는 듯 사무실을 두리번거리는데, 이때 외근 나갔다 들어오던 박 과장이 "어? 할머니? 여긴 웬일이세요?"라며 인사를 나눴다. 할머니는 그제서야 밝은 표정을 지으며 "여그, 이것 좀…" 하며 손에 들고 있던 비닐봉지를 박 과장에게 건넸다. 이를 받아 펼쳐 본 박 과장이 머리를 긁적이며 "어이쿠 할머니 뭘 이런 걸 다 사오셨어요? 이걸 저희가 떻게 먹어요?"라며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할머니는 `그 뭔가'를 박 과장에게 전해주고는 총총히 사라졌다. 할머니가 사오신 건 몇 병의 박카스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할머니는 우리 회사 1층에 쌓이는 종이박스 폐지를 거둬 가시는 분이었다. 그 사실을 안 박 과장이 할머니를 볼 때마다 직접 박스를 리어카에 싣는 일을 도와드렸고 주변에서 버리려고 놔둔 박스까지 챙겨 실려주었다. 그게 고마워서 음료를 사 들고 사무실까지 찾아온 것이었다. 할머니가 사무실을 나가면서 박 과장에게 한 말이 계속 기억이 난다. "여태 인사도 못했네. 미안하구마…."
 할머니가 준 박카스를 보며 감사함보다는 미안함과 죄송함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할머니를 도운 박 과장처럼 남을 더 배려하고 챙기는 사람과 함께 근무하는 게 행복하다는 위안을 얻었다. 더불어 남을 돕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라는 사실도 배웠다.
임정화(대연동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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