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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힘 `헝그리정신〈Work like hell!〉
작 성 자 홍보담당관 등록일 2024/01/05/ 조   회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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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힘 `헝그리정신'〈Work like hell!〉

 나온 지 20년도 더 된 일본 공포영화 `링'. 저주 걸린 비디오테이프를 본 사람은 일주일 뒤면 어김없이 악령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내용이다. 피 한방울 없이도 전 세계를 얼어붙게 만든 명작 호러물이다. 영화 속에서 여자 주인공도 그 비디오테이프를 봤지만, 일주일 뒤에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 의문에 찬 그녀가 이렇게 자문한다. "나는 하고, 남들은 하지 않은 게 뭐지?"
 한국에 관심을 가진 뒤 한국과 한국사람을 공부하면서 느낀 가장 큰 의문은 `한국이 이룬 발전의 비밀'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늦은 산업화와 부족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한국을 만든 힘을 알기 위해 고민했다. 그 비결로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자주 언급되지만, 한국만큼은 아니어도 세계 다른 나라들의 교육열 역시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 `한국 사람들은 머리가 좋다'는 주장도 있지만, 근거가 없어 보인다. 대체, 한국은 하고, 다른 나라는 하지 않은 게 뭘까?
 그런데 이 의문은 얼마전 튀르키예 친구에 의해 풀렸다. 그 친구가 레스토랑을 개업했다며 다른 유학생 친구들을 초대했다. 튀르키예 전통 음식을 파는 아담한 식당이었다. 그녀는 유학생 신분인데다 이제 겨우 스물다섯에 불과한데 한국에서 어엿한 사장님이 되었다. 개업 축하차 들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녀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튀르키예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경비를 모아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한국 유학 내내 장학금을 받았고, 아르바이트도 병행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아 가게를 차렸다. 그녀의 `헝그리정신'에 나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어질해졌다.
 지금의 한국이 만든 힘이 혹시 이 헝그리정신이 아니었을까. 한국인의 여러 특징 중에 `죽기 살기'로 일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어린 학생들은 좋은 대학과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고 학업에만 전념하고,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휴일, 밤낮도 없이 일하는 모습은 한국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세계 최고 갑부가 된 데는 통찰력과 재능도 중요했지만, `Work like hell!(죽도록 일하라!)'의 각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라고 말한다. 간절함과 노력은 한계를 극복하는 기적의 씨앗이 되는 법이다. 죽기 살기로 덤빈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개인의 성취는 집단과 사회의 성취로 이어지고 다시 국가의 성취와 역량으로 모아지기 마련이다. `한국은 하고, 다른 나라는 하지 않은 것'이 바로 헝그리정신이었는지 모르겠다.
 다만 지식이나 기술은 타인에게 전수가 가능한데, 헝그리정신의 이 간절함을 남에게 어떻게 전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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