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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UN평화문화특구 대통령상 수상 기념 특별기고)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UN평화문화특구 대통령상 수상 기념 특별기고
작 성 자 홍보담당관 등록일 2024/04/08/ 조   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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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평화문화특구 대통령상 수상 기념 특별기고

금보다 빛난 `남구의 선물'에 영웅들 눈시울


이 동 원
주캐나다 국방무관(대령)

 유엔기념공원에서 추모 사이렌이 울리고 조포 21발이 발사되면서 1분간 `부산을 향하여' 묵념의 시간이 시작되는 11월 11일 오전 11시, 같은 시각(11월 10일 오후 9시) 캐나다 오타와 시청에 건립된 `6·25전쟁 전몰장병 추모명비'에서도 아흔을 넘겨 백발 노병이 된 캐나다 참전용사들이 모여 어둡고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턴투워드부산(Turn Toward Busan)' 추모식을 매년 진행한다.
 전쟁 당시 생사를 함께 넘나들던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조포와 추모 공연, 추모 비행 등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이 분들은 한 손에 지팡이를 짚은 채 6·25전쟁에서 산화한 전우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묵념하고 헌화한다. 이것이 약 1만km나 떨어진 부산과 오타와가 하나가 되고 캐나다 참전용사들이 서로 연결 되는 엄숙하고 아름다운 순간이다. 70년이라는 지난한 세월은 아흔을 넘긴 노병의 굽은 허리와 깊게 팬 주름살을 만들고야 말았다. 필자는 2023년 8월 주캐나다 국방무관으로 부임한 이래 이분들의 세월에서 느껴지는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나도 모르게 붉어지는 눈시울을 감출 수가 없다. 결국 참전용사들은 회의를 통해 야간 행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2023년부터 매년 11월 10일 오전 11시에 추모식을 개최하기로 변경했다. 이에 맞춰 주캐나다 대한민국 대사관(무관부)과 캐나다 보훈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예년과 다른 시간에 진행된 지난해 추모식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 선물이 있었는데, 바로 부산시 남구와 부산지방보훈청, 롯데웰푸드가 함께 준비한 `참전용사 빼빼로 선물패키지'였다. 참전용사들에게 선물패키지를 건네자 처음에는 대부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한국의 독특한 기념일인 `빼빼로 데이'의 의미와 `턴투워드부산'과의 연결고리에 대한 설명을 듣자 이내 감격하였다. 지난해 7월 유엔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로 한국을 방문한 빌 블랙 전 한국전 참전용사협회 오타와 지부장은 "6·25전쟁 정전 이후 70년이라는 시간 동안 놀라운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을 보면서 함께 피흘리며 싸운 전우들의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가 잊지 않고 참전용사들에게 따뜻한 선물을 보내준 데 대해 진심으로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킹스턴, 오타와, 몬트리올, 빅토리아, 핼리팩스, 에드먼턴, 위니펙 등 캐나다 전역에 계신 참전용사들과 가족들께 빼빼로 선물을 우편으로 발송하거나 직접 만나 전달하면서 이것이야말로 품격 있는 보훈외교의 살아있는 현장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이미 구순을 넘긴 참전용사들이 당장 `정전 75주년'이나 `80주년'에는 아무도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대한민국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내한 참전용사들의 명예 선양을 위한 적극적인 보훈외교 활동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한편, 오랜 세월 오타와 거주 참전용사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사진작가 리처드 로렌스는 이번 선물패키지에 함께 동봉된 부산시 남구에서 발간한 특집 매거진 `NEVER FORGET YOU ALL'에 주목했다. 그는 "전 세계 유일한 유엔군 묘지에 캐나다 영웅들의 유해가 381기가 안장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381명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곳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감사와 사랑을 받으며 가장 행복한 꿈을 꾸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매거진에 수록된 `턴투워드부산' 행사를 최초로 제안한 빈센트 커트니씨의 칼럼을 두고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가평전투의 영웅 버나드 코트를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올해 2024년에도 캐나다의 생존한 영웅들과 함께 이 자리에서 변함없이 그 분들의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할 계획이다. 이해인 수녀가 유엔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전한 헌시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우리의 가슴에 님들의 이름을 사랑으로 새깁니다. 우리의 조국에 님들의 이름을 감사로 새깁니다." 더불어 영웅들에게 더 없는 선물을 해준 롯데웰푸드와 부산지방보훈청 특히 이 모든 프로젝트를 만든 남구청과 남구주민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지난 12월 8일 캐나다 오타와의 펄리 보훈병원에서 임웅순 주캐나다대사가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남구가 보낸 빼빼로선물 패키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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