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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만두가 불러온 나비효과, 10년새 30배 성장)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만두가 불러온 나비효과, 10년새 30배 성장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2/07/30/ 조   회 104
첨부파일
쪽박·대박 모두 맛본 약콩밀면
(2) 스스로 우물에 갇히지 말라

용기 내 찾아간 외식업 모임서 신선한 충격
`서비스로 만두 제공을' 식당 고수들의 조언
고심 끝에 실행 … 두달뒤 손님들 `문전성시'
본격 외식업 공부 매진 … 전국구 맛집 성장

〈약콩밀면 성공 키워드〉
인연을 귀하게 여길 것
  SNS로 알게 된 외식업 종사자들과 평생공부의 동반자
배운 건 꼭 실행할 것
  외식업계 선배들의 조언을 믿고 실행
문제가 보이면 집요하게 개선할 것
  외식경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지식
건강관리를 꼭 할 것
  자영업은 자전거 타는 사람, 건강 잃어 페달 멈추면 넘어져

 용호동에 밀면집을 연 지 2년째인 2014년 12월, 평소처럼 손님 없는 가게에서 멍하니 TV를 보고 있는데 SNS로 이름만 알고 지내던 고깃집 사장이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외식업 종사자들의 정기 모임에 한번 참석해 볼 것을 권유하는 내용이었다. 평소 낯을 좀 가려 그런 모임에는 잘 가지 않았는데 이 메시지를 받은 그 날은 홀린 듯 인터넷 카페에 가입하고 다음날 바로 정모에 참석했다. 모임이 있는 김해까지 처음 본 사람의 차를 얻어 타고 가는 등 당시 상황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만큼 절박했다.
 첫 정모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는데 옆에 사람이 대뜸 나에게 물어왔다. "공부는 좀 하세요?" 충격이었다. 음식점 주인이 음식만 정성껏 맛있게 만들면 되지 공부가 왜 필요하지? 30년 이상 외식업에 종사하며 나에게 밀면 비법을 전수한 장인어른의 지론은 `음식장사는 맛만 있으면 된다'였고 나 역시 그 말을 믿고 따랐다. 그런데 `공부는 하느냐'는
질문은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파장이 컸던 말이었다. 모임 참석자 중에는 풍문으로만 들었던 `대박 음식점' 주인들도 몇몇 있었다. 이날 모임에서 매달 억대의 매출을 올리는 음식점 주인 두 명이 한달 매상을 걸고 2차 맥주내기를 하는 모습도 충격이었다. 직장 다닐 때는 승진을 위해 자기계발서와 관련 전문서적, 자격증 공부를 꾸준히 했었다. 근데 왜 식당 창업을 한 후에 완전한 초보이면서도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까.
 어떤 공부를 시작해야 할지 몰라 무작정 카페 활동을 열심히 했다. 무료강연 정보가 있으면 가게 문을 닫으면서까지 참석했고, 카페 게시물에 댓글도 많이 달고 궁금한 점은 적극적으로 묻고 해법을 찾으려 노력했다. 이런 나의 노력이 가상했던지 몇몇 회원들이 나에게 관심을 보였고 장사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와 레시피를 흔쾌히 제공해주었다. 식당 레시피는 부르는 게 값이다. 알고 보면 별거 없는 레시피일지라도 필요한 사람에게는 얼마가 들더라도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데 이런 정보를 쉽게 공유하는 모습에서 반드시 성공으로 보답하리라 다짐했다.
 첫 정모에 다녀온 지 4개월이 흐른 어느 날이었다. 무료강연을 듣고 회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우리집 밀면을 맛 본 회원 두 명이 "만두를 서비스로 제공하면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당시 우리 가게에서 만두는 제법 자리를 잡은 메뉴인데 이를 버리고 원가부담을 더 하라는 조언인데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나를 위해 고민해 준 그들이 고마워 아내를 설득해 밀면을 주문하면 감자만두 3개를 서비스로 주는 이벤트를 2주 정도 진행해보기로 했다. 만두 서비스를 시작한지 2주가 지났지만 반응은 없었다. 내친 김에 4월 한 달 더 연장했는데 기대한 만큼의 반응은 없었다. 아내는 "만두 서비스를 이제 그만하자"고 했지만 알 수 없는 오기가 생겼다. 솔직히 밀면과 곁들여 먹기에 만두만한 음식궁합도 찾기 어렵고, 이걸 공짜로 주는데도 고객 반응이 없다면 앞으로 어떤 메뉴를 개발해도 소용없을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만두의 힘'은 그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5월부터 이른 더위가 찾아오자 고객 방문이 급증했고 `밀면을 주문하면 만두를 공짜로 주는 밀면집'으로 소문이 퍼진 것이다. 만두 서비스로 인해 그 해 매출은 전년도의 두 배로 늘어났고 그 이후로 가게 매출은 매년 20~50%씩 성장을 이어갔다.
 만두 서비스로 장사는 안정권에 접어들었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돈도 꽤 번 것 같은데 통장 잔고는 왜 항상 마이너스일까. 매출이 늘면 모든 게 커버될 거라는 생각만 하다 보니 어디서 돈이 새는지를 알 수 없었다. 원가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때 마침 한양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좋은 강의가 있어 부산과 서울을 6개월 동안 오가며 공부를 시작했다. △업종별 적정 회전율에 맞는 테이블 사이즈 △원가분석을 위한 엑셀사용법 △객단가를 높이는 메뉴 구성 △온라인마케팅 등 외식경영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했고 한양사이버대학교 대학원 외식프랜차이즈MBA에 진학해 석사 학위까지 취득하게 되었다. 만두 서비스 아이디어를 주고 외식업 공부를 함께 한 회원들이 나에게 해준 칭찬이 생각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귀를 닫고 자기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쓸모가 없는데 조상홍 사장은 다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힘이 있어요." 공부와 실천의 힘을 직접 경험하고부터는 `평생 공부'에 대한 신념이 생겼다.
 돌이켜보면 만두서비스는 가게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이후 약콩을 면 반죽으로 활용한 약콩밀면의 탄생으로 이어졌고 외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전국구 맛집으로 성장했다. 근래에는 `백년가게'와 위생등급 `매우 우수' 음식점으로 지정되었고 밀키트 사업에도 진출했다. 현재 약콩밀면의 외적 성장은 가게문을 처음 열었던 10년 전에 비해 30배 가량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인연이다. 돌파구가 필요했을 때 일면식도 없는 온라인 친구가 도움의 손길을 주었고, 그 인연으로 해법을 얻게 되고 평생공부를 함께 하는 동반자가 되었다. 이들 중에는 길게는 8년째 만남을 가지는데 지금도 만나면 대화의 9할이 장사 이야기다. 외식 트렌드는 어떻게 될지, 구인난이 계속되면 매장 서비스 프로세스를 빨리 디지털화해야 하는 것인지 등 정보 교류와 공유를 이어가고 있다.
 식당 하나를 맛집으로 키우는데는 사장 한 명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려면 주인은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요리사에 회계사, 노무사, 마케터, 재무관리, 인사관리에 심지어 디자이너의 역량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역량을 갖추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인연을 귀히 여기고 지금 내 앞의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고, 내부 고객인 직원을 존중하며, 긍정의 에너지를 가진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를 지속해야 하는 것이다.
 소상공인은 자전거 타는 사람에 비유된다. 느리든 빠르든 계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고 만다. 자전거 페달을 계속 돌리려면 끊임없는 공부와 함께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장사의 목적이 돈을 벌어 여유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인데 건강을 망친다면 돈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긴 안목을 가지고 꼭 체력을 관리하기를 당부 드린다.
조상홍
약콩밀면 대표

약콩밀면의 운명을 바꾼 `서비스 만두'. 초기 감자만두 3개에서 현재는 갈비만두 2개로 바뀌었다.

올해 출시한 약콩밀면 밀키트.

*네이버 블로그 `용호동 밀면집 홍이아저씨의 꿈꾸는 자선전(https://blog.naver.com/raonex)'에 약콩밀면 조상홍 대표가 그동안 축적한 외식 관련 정보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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