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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김성한의 남구 멘토에 길을 묻다)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김성한의 남구 멘토에 길을 묻다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2/04/30/ 조   회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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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장사만큼 공부 필요한 직업도 드물어요"
팤 약콩밀면 조 상 홍 대표

 4인 테이블에 고객 한 명이 앉으면, 나머지 3개 좌석은 고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회전율이 중요한 면 장사에서는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약콩밀면의 테이블은 모두 2인석이다. 4명이 일행으로 오면 2인 테이블을 붙여 4인석으로 만들 수 있다. 이른바 테이블 쪼개기를 통해 좌석 점유율을 극대화했고, 덕분에 여름철 밀려오는 손님을 효율적으로 응대할 수 있다.

은행원 접고 밀면장사 시작
8년째 `식당 블로그' 운영

 "외식업 강의에서 테이블 분리에 대해 알게 됐는데 이렇게 바꾸니 좌석점유율이 80% 이상 올라갔습니다." 약콩밀면 조상홍 대표는 외식업이야말로 끝없이 연구·공부해야 하는 직종이라고 강조한다.
 용호3동 주택가에 위치한 약콩밀면은 반죽에 약콩을 섞어 면을 만드는 밀면 전문점이다. 인터넷에 방문 후기가 넘쳐나고 점심 때는 긴 대기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약콩밀면의 성공 밑바탕에는 조 대표가 말한 `배움'이 있어 가능했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세살 때 용호동으로 이사 와 이후 용호동을 벗어난 적 없는 남구 토박이다. 부경대를 졸업하고 금융권에 취직해 10년간 은행원으로 일했다. 어느날 밀면집을 운영하는 장인 가게에서 밀면을 처음 접했다. 처음 맛본 `소름 돋는 맛'에 중독돼 10년 근무한 직장을 접고 장인에게 밀면 반죽을 속성으로 배워 부인과 함께 집 근처에 밀면집(당시 용호부대밀면)을 차렸다. 살가운 성격으로 고객에게 `과하다' 싶을 정도의 친절을 베풀었지만, 가게는 매년 적자였다. 뭐가 문제인지 감이 오질 않았다. 그러던 중 음식점 대표들의 인터넷 모임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그 모임에서 "공부는 하세요?"라는 인사말을 들었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음식점 장사는 맛만 좋으면 된다고 믿고 있었거든요."
 이를 계기로 외식업 강의를 듣고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도 유용한 정보를 찾아 축적했다. 이때 `손님에게 놀라운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장사팁을 듣게 된다. 실험 삼아 밀면을 주문하는 고객에게 1000원 상당의 감자만두(현재는 갈비만두 2개) 세 개를 서비스로 내주자 매출이 배로 뛰었다.

`만두 서비스'로 장사역전
`약콩반죽' 통해 맛집 등극

 가게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만두를 서비스 주는 밀면집'은 본말이 바뀐 것 같아 부담스러웠다. 이때부터 자신만의 밀면 개발에 들어갔다. 온갖 식재료를 반죽에 넣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다 경북 영주가 고향인 모친과의 대화에서 `약콩'을 처음 들었다. 검정콩의 일종인 약콩은 혈액순환을 돕고 해독작용과 지방분해력이 뛰어나 한방에서 약재로 널리 쓰이지만 음식에는 잘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조 대표는 약콩을 깨끗이 씻어 볶은 뒤 분말로 만들어 반죽을 하니 고소한 풍미가 올라왔다. 그야말로 `유레카'였다. 더욱이 다른 면 음식은 소화가 어려운데 약콩밀면은 소화가 잘 된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다. 이후 가게 이름을 `속 편한 밀면전문점 약콩밀면'으로 바꿔 달았다.

최근 밀키트 시장도 진출
이웃에 4년째 무료식사권

 약콩밀면은 근래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로 급부상한 밀키트 시장에 뛰어든 것. 올해초 배달의민족이 부산시·부산경제진흥원과 손잡고 부산지역 외식업체의 밀키트 사업 진출을 돕는 프로젝트에 약콩밀면이 선정됐다. 약콩밀면이 걸어온 과정을 담은 `자기소개서'가 심사단의 마음을 움직였다. 전문가와 100여 일 고심 끝에 집에서도 쉽게 약콩밀면을 맛볼 수 있는 밀키트가 완성돼 몇 달 전부터 네이버와 쿠팡 등을 통해 전국으로 판매되고 있다.
 조 대표는 음식점을 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한 인터넷 블로그 `용호동 밀면집 홍이아저씨의 꿈꾸는 자서전'을 8년째 운영하고 있다. 또 약콩밀면의 성공은 마을주민들 덕분이라고 여기고 작은 보답으로 2019년부터 4년째 용호동 어르신들을 위해 식사권을 무료 배부하고 있는데 최근에도 400장을 동행정복지센터를 통해 기부했다.
부산남구신문 편집장

용호동 약콩밀면의 조상홍 대표와 부인 강윤숙 씨가 밀면반죽에 쓰이는 약콩(쥐눈이콩)을 보여주고 있다.

약콩밀면과 서비스 갈비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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