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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김성한의 남구 멘토에 길을 묻다)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김성한의 남구 멘토에 길을 묻다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2/06/03/ 조   회 182
첨부파일
암투병 이후 남구향토사 천착 `무관의 기록자'
공 기 화 명예교수

4대째 대연동 못골 토박이
여생 향토사 발굴에 온힘

향토지·구술집 발간 주도
주민에 문전박대 당하기도

향토사 에세이 4권도 발행
역사퍼즐 맞추는 재미 솔솔

 "현 남부경찰서가 있는 대동골의 원래 이름은 `대룡골'입니다. 어릴적 그곳에는 작은 암자와 가정집 두 채만 있었어요. 세 집 뿐인 지역을 두고 `대동'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멀리서 지형을 보면 황령산은 용의 머리인 용두, 바람고개 능선은 용의 몸통, 부경대 안쪽은 용의 꼬리인 용미라고 불렀지요. 대동골 지형은 용의 골짜기처럼 보인다 해서 대룡골로 불렸습니다. 그 대룡이 어느 순간 대동으로 바뀐 거지요."
 공기화 부산교육대 명예교수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내친 김에 이기대 끝자락 `동생말'의 어원도 곁들인다. 동생말의 원래 명칭은 구리 즉 `동(銅)이 나는 산'이라는 뜻의 `동산말'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이기대 산책로에는 실제 구리광산이 있어 일제강점기 ㈜대한광업이라는 광산업체가 질 좋은 황동을 채굴하기도 했다. 그가 풀어주는 남구의 역사가 귀에 쏙쏙 박힌다.
 남구 향토사와 관련해 공 교수만큼 도통한 이도 찾기 어렵다. 그는 대연동 못골에서 나고 자란 뼛속까지 `남구인'이다. 170여년 전 양산 동면의 천석꾼 집안의 막내아들인 공병주 증조부가 소작료를 받으러 못골에 왔다가 일대 풍광에 매료돼 눌러 앉으면서 뿌리를 내렸다. 그렇게 못골을 주변으로 4대가 내려왔다. 어릴적 드넓던 `못골호수'의 기억도 선명하다. "못골은 1960년대 도시개발로 매립돼 지금의 주택지로 변모했는데 그 전에는 겨울에 썰매를 지치고 여름에는 수영을 즐긴 동네 놀이터였습니다."
 경남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 사범대에 진학했다. 군 제대 후 서울에서 잠시 중학교 교사를 하다 다시 남구로 내려와 지금껏 고향을 지키며 살고 있다. 잘 나가던 대학 교수님 시절에는 지역 향토사에 별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정년을 1년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의사가 된 중학교 제자의 도움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삶을 다시 선물 받았다. 이후 세속적 성취보다는 의미 있는 봉사활동에 마음이 끌렸고 그렇게 발견한 것이 `남구의 역사 찾기'였다.
 특유의 차분함과 섬세함으로 휘발되기 직전의 `남구에 관한 기억'들을 `채집'하는데 앞장섰다. 남구 향토사위원으로 위촉돼 첫 프로젝트로 남구 곳곳을 돌며 마을의 역사를 모아 2013년 남구 향토지 발간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18년에는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남구의 시선으로 격동의 역사를 정리한 `피란시절 남구의 기억' 발간에도 힘을 보탰다. 6개월 간 마을원로 20여명을 찾아다니며 기억을 `동냥'해야 했다. 영원히 묻힐지 모르는 남구 역사를 하나라도 더 건지고 싶어 막걸리 받아가며 비위를 맞춰야 했고 "전쟁 기억 따위는 하고 싶지 않다"며 문전박대 당한 적도 있었다. 마을 원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다가 자신도 알지 못한 남구의 옛이야기를 들을 때면 감전된 듯 몸에 전율이 일었다. 올 초 부산시가 발간한 구술집 `피란 그때 그 사람들' 역시 그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책자 발간은 어려웠을 거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의 땀과 노력이 있어 사라질 뻔한 남구의 이야기들이 역사의 조각이 되어 우리 곁에 남을 수 있었다. 이런 공로로 2015년 `제20회 자랑스러운 구민상' 애향부문 상을 받기도 했다.
 유난히 글쓰기를 좋아해 남구와 부산의 이야기 보따리를 활자로 풀어 그동안 4권의 향토사 에세이를 발간했다. 네번째 수필집 `가야의 옛터에서 부산을 노래하다'로 지난해 오륙도문학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부산남구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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