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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김성한의 남구 멘토에 길을 묻다)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김성한의 남구 멘토에 길을 묻다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2/03/08/ 조   회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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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지성, 따뜻한 가슴 지닌 영원한 신문기자

 `이 신문이 마지막 국제신문입니다. 독자여 안녕…'
 1980년 11월 25일 신군부에 의해 국제신문이 강제 폐간되면서 발행한 마지막 신문 헤드라인 이야기를 꺼내자 내내 꼿꼿하던 그의 목소리가 잠기더니 그만 눈물이 그렁해졌다. 이 때문에 황급히 말머리를 돌려야 했다. "그때 퇴직금 받아 못하는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몰라요."

질곡의 한국 언론사 산증인
국제신문 폐·복간 모두 경험

 전상수 전 남구청장(2002∼2006년), 반세기 가까이 신문기자로 살아온 그는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 여성 저널리즘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여고시절 방학이면 고향인 의령 정곡면으로 갔다. 집성촌을 이룬 마을에 글 모르는 친척 아이들이 의외로 많은 것을 알고는 사랑채 한 칸을 빌려 우체국 다니는 조카와 함께 야학을 열었다. 얼마간 세월이 흐르자 글을 깨우친 아이들의 감사편지가 한 박스 수북이 쌓일 정도였다. 사회문제에 일찍 눈을 뜬 그가 신문기자가 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4·19의거가 있던 1960년 그 해 국제신문(당시 국제신보) 수습기자에 합격했다. 남녀불평등이 당연시 되던 시절, 처음으로 여자라는 이유로 당한 차별에 분노했다. "우연히 남자 동기의 월급명세서를 봤는데 저보다 월급이 2천원 많았지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길가다 마주친 전무에게 수습시험 다시 쳐야겠다고 항의했더니 얼마 뒤 남자 동기와 월급이 같아졌어요."

40여년 기자생활 끝내고
민선 3대 남구청장 당선

 당시 국제신문은 한강 이남 최대지로 세스나 취재 비행기를 소유 할 만큼 사세가 당당했다. 부산시청, 경남도청, 교육청 등 주요 행정관서를 출입했다. 날카로운 현장 기사는 때때로 지역 관가를 긴장시켰다. 언론인 해외 연수프로그램에 발탁돼 얼마간 영국 유학도 다녀왔다. 영국 웨일즈 카디프대학에서 수학 중 노트 겉장에 쓰인 `color is different, the world is one (피부색은 달라도 세상은 하나)' 글귀는 세계를 보는 그의 눈을 넓혔다. 그때 경험으로 지금도 CNN과 BBC TV에 채널을 맞추며 지구촌 뉴스를 체크하고 있다.

백운포부지 확보 등 숙원 해결
공직사회 권위주의 타파 앞장

 1980년 신군부의 언론말살 정책으로 국제신문은 강제 폐간돼 부산일보에 흡수통합 됐다. 그 과정에서 많은 기자들이 해직 당했다. 다행히 부산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이어갔지만 절망의 고통과 상처는 컸다. 1989년 국제신문이 복간하면서 다시 친정으로 돌아와 이사 논설주간을 끝으로 40여년 기자 생활을 마감했다. 뒤이어 2002년 지방선거에서 민선 3대 남구청장에 당선돼 4년간 구정을 이끌었다. 당시 부산에서 첫 여성구청장이었다. 공직사회의 뿌리 깊은 권위와 폐쇄성을 혁파하는데 기자 생활에서 얻은 현장 경험은 많은 도움이 됐다. 남구 신청사 착공, 백운포 부지 확보, 평화공원 조성 등 굵직한 지역 현안 사업을 해결했다. 이때 묵묵히 일을 풀어내는 능력 있는 구청 직원들이 많음에 새삼 놀랐다.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늘 `청렴'을 첫손에 꼽는 그는 "잘못을 바로잡고 타인의 이야기에 경청하는 것은 기자와 민주주의의 닮은 점"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수많은 산을 올랐던 그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친다. 현재 부산여성신문 편집주간으로 지역 여성사회에 온기 어린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가슴을 지닌 영원한 기자로 남고 싶습니다." 50년 필객의 진심 어린 바람이다.
부산남구신문 편집장

신군부에 의해 강제 폐간된 국제신문의 1980년 11월 25일 마지막 신문 1면. 이후 국제신문은 1989년 2월 1일 다시 복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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