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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자영업자 생존리포트를 끝내며 …)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자영업자 생존리포트를 끝내며 …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1/08/31/ 조   회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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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생존리포트를 끝내며 …

자영업자
김옥숙의
생존리포트

 "자영업 칼럼 연재 이제 끝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달에는 무슨 내용을 쓸까 한참 고민하다 부산남구신문 김성한 편집장에게 전화를 했다. 한 달 전 자영업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소재를 칼럼에서 다루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희망적인 소재가 없는데, 칼럼을 그만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없는 희망을 억지로 만들어 낼 수는 없지는 않는가.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되자 식당 매출은 완전히 바닥을 치고 있다. 오후 6시 이후에는 2인만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배달 매출로 견디고 있는 형편이다. 인근에 장사가 잘되는 식당도 저녁에는 개점휴업 상태다. 우리 식당 인근에 있는 편의점에 출퇴근길에 종종 들른다. 계산을 하다 사장님께 말을 걸었다.
 "사장님, 그래도 여긴 번화가에 있는 편의점이라 코로나 타격은 크게 없으시죠?"
 사장님은 "너무 힘들어서 청와대에 청원을 넣으려다 말았다"며 직접 쓴 글을 보여 주었다. 10시면 주변 식당이나 점포가 영업 제한 때문에 문을 닫는데 편의점은 본사의 영업방침 때문에 거리가 캄캄해도 24시간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손님도 없고 직원 월급 줄 돈도 없는데 편의점 문을 24시간 억지로 여는 건 부당하니 10시에 일괄적으로 문을 닫게 해달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장사가 잘 되는 줄만 알았던 중심가 편의점도 알바 직원 한 명 월급 줄 돈을 고민하는 상황이라니, 코로나의 여파는 무섭고도 강력했다. 결국은 이 청원을 올리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는 사장님이 너무 안타까웠다. 혼자만의 목소리가 아니라 같은 목소리를 내는 동료 편의점 사장님들이 있었더라면 아마도 용기를 내서 청원이라도 올렸을 것이다.
 몇 달 만에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사태가 2년째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은 마치 무인도에 조난된 사람들처럼 구조선만 기다리고 있다. 마냥 참고 기다리라고만 하지 그 누구도 자영업자들에게 구조의 손길을 내밀지 않고 있다. 아마도 단합된 목소리를 내는 강력한 자영업자 조직이 없기 때문일까.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인들에게 자영업자들은 버려진 국민 취급을 당하고 있다.
 그 누구도 자영업자를 위해 대신 싸워주지 않는다. 자영업자도 이 나라의 국민이라고,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을 내놓으라고 전국의 자영업자들이 나서서 한 목소리로 외쳐야 한다. 먼저 우리 주변 골목 사장님들끼리라도 만나서 서로의 고민을 듣고 머리를 맞대고 작은 첫걸음이라도 내디뎌야 한다. 희망은 그 누가 대신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소설가·부경경성대 일원 식당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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