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특집

home 부산남구신문 > 기획·특집
  • facebook
  • twitter
  • print
기획·특집 (자영업자 김옥숙의 생존리포트)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자영업자 김옥숙의 생존리포트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1/07/02/ 조   회 147
첨부파일
종업원보다 못 버는 자영업자는
다가올 최저임금 인상이 두렵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밀면집으로 들어갔다. 넓고 깔끔한 밀면집인데 손님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무료하게 손님을 기다리며 앉아있던 주인 할머니는 따뜻한 육수를 주전자에 담아 내오고 할아버지는 주방에서 밀면을 만들었다. 늙은 식당 주인이 만든 밀면 면발은 쫄깃하고 육수는 시원하고 고명은 깔끔했다. 시원한 밀면을 먹으며 직원 없이 일하시니 안 힘드냐고 주인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영 엉망인기라예. 하루에 겨우 10만원어치 파는데 월급 줄 돈이 오데 있겠능교? 그냥 전기세 좀 내고 가스비 내고 그럽니다. 여기 한 자리에서 20년 동안 내 건물에서 장사하니 견디는 거지. 직원 안 두고 그냥 부부끼리 하는 게 젤로 속 편합니더"
 우리 식당도 인건비 부담 때문에 고민이 많다. 코로나가 터지고 인원을 감축하지 않고 1년 반 넘게 버텨온 게 기적이라면 기적이지만 사정은 말이 아니다. 월세와 직원 인건비, 세금 내느라 늘 허덕거린다. 코로나 시국에 매출이 급감한 자영업자들은 줄일 거라곤 인건비밖에 없다.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직원을 내보내고 몸이 아파도 쉬지도 못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소처럼 일하는 사람들이 자영업자들이다.
 얼마 전 우리 식당에서 갈비를 드시던 편의점 사장님이 "우린 알바 한 명 월급도 주기 힘들어요. 여긴 직원도 많은데 인건비 어떻게 감당하십니까?"하고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자기 건물에서 장사해도 직원 한 명 고용하기도 힘든데 높은 임대료까지 부담하는 자영업자들은 백척간두에 서 있는 형국이다. 오죽하면 알바보다 못 버는 사장님들이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직전부터 벼랑 끝에 내몰려 있었다.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너도나도 자영업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졌고 임대료와 최저임금까지 급등해 벼랑 끝까지 내몰려 있었다. 코로나까지 터져 알바 보다 못 버는 사장들, 자기 인건비도 못 가져가고 빚만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사장들이 많다. 거리 두기와 영업 제한으로 매출이 급감해 지불 능력이 없는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직원을 내보내거나 혼자서 운영하거나 가족들이 무급 노동을 하거나 폐업밖에는 방법이 없다.
 500만 자영업자들이 직원을 내보내면 점점 저소득층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청년들의 알바 일자리도 사라지게 된다.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최저임금제도가 오히려 저소득층 일자리도 줄이고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무거운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의 방역정책에 협조해 큰 손실을 감내한 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이란 무거운 바윗돌을 지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사회 공동체가 자영업자에게 코로나 방역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게 하지 않았던가. 이제는 이 사회와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무거운 짐을 덜어주어야 할 때다. 소설가·식당 운영


 최근 언론과 인터넷을 달군 `새우튀김 환불 사건'은 국내 자영업자가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이다. 배달한 새우튀김 중 하나가 이상하다며 주문 다음날 배달앱 고객이 업주에게 2000원 환불을 요구하며 심한 언쟁을 벌였고, 결국 새우튀김 하나를 환불해 준 50대 여성 업주는 얼마 뒤 뇌출혈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사진은 `새우 환불 사건'을 처음 보도한 MBC 뉴스의 한 장면.
목록

만족도조사 ㅣ 현재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편의성에 만족하셨습니까?

  • 5점(매우만족)
  • 4점(만족)
  • 3점(보통)
  • 2점(불만)
  • 1점(매우불만)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