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특집

home 부산남구신문 > 기획·특집
  • facebook
  • twitter
  • print
기획·특집 (팬시용품 하나로 올해 75억원 매출 예상 남구 청년기업가 입증한 `실패의 성공학)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팬시용품 하나로 올해 75억원 매출 예상 남구 청년기업가 입증한 `실패의 성공학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1/04/05/ 조   회 359
첨부파일
국내 1호 마스킹테이프 제조업체
용호동 신우팩토리 최홍조 대표

 `내일 죽는다 생각하고 오늘을 살아라.'
 비장함이 묻어나는 글귀는 신우팩토리 최홍조(42) 대표의 카카오톡 머리글이다. 용호동 백운포고개에 위치한 신우팩토리는 팬시용품 중 근래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마스킹 테이프(masking tape)'를 만드는 업체이다. 아기자기한 색상과 도안이 입혀진 마스킹 테이프 하나로 지난해 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매출 75억원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최 대표는 지난 3월 3일 제55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개인 부문 우수납세자로도 선정됐다.
 40대 초반 젊은 사업가의 성공 비결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헌데 그는 "성공 보다는 `거듭된 실패'에 주목해달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대한민국 1호 마스킹테이프의 신화를 쏘아 올린 파란만장한 `실패의 성공학'을 들어본다.

20억 자산가에서 빈털털이로
 수능시험을 치르고 친구들이 해방감을 만끽할 때 그는 용돈벌이 군고구마 장사를 하면서 `장사의 매력'에 눈을 떴다. 군 제대 후 전공인 행정학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미련 없이 자퇴서를 던졌다. 그리고 방송 리포터를 시작했다, 때마침 부산이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시작했고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위해 서울로 향했다. 7년간 드라마와 영화의 단역 배우를 전전하다 보니 생활은 늘 고단하고 팍팍했다. 생활고 해결을 위해 연기 생활과 병행한 것이 인터넷 쇼핑몰사업이었다. 폐업한 쇼핑몰을 헐값에 인수해 이를 `리폼'해 이문을 남기고 되파는 일이었다. 그렇게 종잣돈이 모였다. 이 무렵 강남 부유층을 중심으로 수입 명품 침대가 큰 인기를 얻었는데, 수입 가구는 규격이 국내와는 달라 맞는 침구류가 없어 주문 제작을 해야 했다. 여기에 아이디어를 얻어 강남 한복판에 로맨틱데코라는 침구 제조업체를 차렸다. 예상은 적중했고 2년 만에 20억원이라는 큰 돈을 쉽게 벌었다. 주위 권유로 이 돈의 일부를 전문 투자자문사에 맡겨 주식에 투자했다. 하지만 얼마 안가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지구촌을 덮쳤고 이로 인해 5개월 만에 7억 원이 계좌에서 사라졌다. 소송을 걸었지만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여느 사람이라면 평생 겪을 `한바탕 꿈'에서 깨어보니 그의 나이 고작 스물아홉이었다.

수렁에서 찾은 희망의 끈
 돌을 갓 넘긴 딸아이를 안고 부산으로 쫓기듯 내려왔다. 보증금 500만원 월세방을 얻어 1년간 폐인처럼 숨어 지냈다. 어느날 이를 안타깝게 여긴 친구 한 명이 "바람이나 쐬러가자"며 일본여행을 추천했다. 친구와 함께 도쿄의 거리를 거닐다 `마스킹 테이프'가 눈에 들어왔다. 포장할 때 쓰는 비닐테이프만 있던 시절, 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진 점착력이 있는 종이테이프는 팬시(장식)용품으로 일본 학생들 사이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한국에는 없는 아이템이었다. 곧바로 마스킹 테이프를 여행 가방에 한가득 담아 국내로 들여왔고 그렇게 `보따리장수'로 변신해 2년간 2주에 한 번 꼴로 일본을 오갔다. 당시 마스킹 테이프 제조비법은 일본업체 단 한 곳만이 보유하고 있어 독과점의 폐해가 심각했다. 그 일본업체는 주문 제작을 의뢰한 최 대표의 디자인과 도안을 표절하기에 이르렀다. 허탈감에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까짓, 내가 직접 만들어보자'. 화학적 지식이 전혀 없는 백지상태에서 무모한 도전은 시작됐다. 거듭된 실패에도 길은 좀체 보이질 않았다. 종이의 점착력과 코팅이 관건이었고, 1년 넘는 시행착오 끝에 일본제품보다 품질이 우수한 마스킹 테이프 제조기술을 독학으로 터득했다. 여기에 동판인쇄로 소량 제작이 불가능한 일본업체와 달리 디지털인쇄를 통해 맞춤형 소량 주문 제작도 가능하게 구현했다. 기술보증기금에서 기술점수 부문 만점을 얻어 2억원의 사업자금을 받을 수 있는 보증서를 발급받았다. 성공의 문 앞에 서있는 듯 했다.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과 맞닥뜨렸다. 혼자서 공장을 얻어 밤낮 없이 제조법 개발에 매진하느라 카드빚을 졌고 그 사이 자신도 모르게 신용불량자가 되어 있었다. 모든 금융기관에서 대출불가 판정이 내려졌고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서는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어찌할 바 몰라 낙담하고 있던 그에게 구원의 손길이 나타났다. 부산은행 용호동 메트로자이지점의 지점장과 대출담당자가 신용등급이 아닌 그의 기술력에 주목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지점장은 만일 잘못되면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며 은행 본점을 거듭 설득했고 마침내 사업자금 2억 원을 융통할 수 있게 됐다. 2013년 7월 대한민국 1호 마스킹테이프 제작업체 `신우팩토리'가 설립됐다. 회사 설립과 동시에 급성장을 거듭했다. 기존 마스킹테이프 외에 기술개발을 통해 쉽게 잘라 쓸 수 있는 이지컷테이프, 메모테이프, 영롱한 빛을 내는 홀로그램테이프 등 수많은 신제품을 쏟아냈다. 특히 매끈한 코팅지에 자유롭게 인쇄가 가능한 아크릴계 액상 접착제는 2017년 특허도 받았다. 마스킹테이프 종주국인 일본업체가 이 기술을 탈취하기 위해 몰래 입국해 신우팩토리의 휴지통을 뒤지는 촌극도 있었다고 한다. 그 사이 직원은 24명으로 늘었고 월간 생산량도 공장 설립 직후 8만개에서 현재 60만개로 증가했다.

위기는 기회의 다른 이름
 거침없이 성장하던 신우팩토리에게도 코로나 사태는 피할 수 없는 위기였다. 지난해 3월 들어 매출이 평소의 5분 1로 급락했다. 매출 악화는 몇 달째 이어졌고 은행 빚을 내 직원들 급여를 막아야 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이때 회사를 재도약시킬 `먹거리'를 발견한다. 어느날 초등학교 5학년 딸이 색연필로 그림 그리는 것을 물끄러미 보던 최 대표가 무릎을 쳤다. 색종이를 가위로 잘라 풀로 붙여 모자이크 그림을 완성하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가위나 풀이 필요 없이 마스킹테이프를 손으로 뜯어 도안에 붙이는 `모자이크 테이프'는 그렇게 탄생했다. 단순한 발상으로 장식용 팬시용품에 머물던 마스킹테이프가 아이들 미술교구재와 노인들 치매예방의 훌륭한 교구재로 거듭났다. 모자이크 테이프는 지난해 한국수학교구재협회장상과 함께 인터넷쇼핑몰 쿠팡의 미술교구재 판매 1위를 차지하면서 팬시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 대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게으름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거듭된 실패에도 오뚝이처럼 교훈을 얻은 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신우팩토리의 `신우'는 최 대표와 동고동락해 온 초등학생 외동딸의 이름에서 따왔다.

뜟최홍조 대표의 성공키워드
1. 하루라도 빨리 도전하라
2. 실패가 주는 경험을 잊지 마라
3. 엉뚱한 생각이 밑천이다
4.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라
5. 안되는 걸 되게 만드는 게 일이다.
목록

만족도조사 ㅣ 현재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편의성에 만족하셨습니까?

  • 5점(매우만족)
  • 4점(만족)
  • 3점(보통)
  • 2점(불만)
  • 1점(매우불만)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