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구멍 난 양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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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 문화미디어과 | 등록일 | 2023/10/27/ | 조 회 |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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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구멍 난 양말 칠순 어머니가 대연동 못골시장 근처에서 조그만 국굿집을 하시는데 어느 날 "무 좀 사서 가져와 달라"는 말씀을 하셨어 무를 들고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빈 식당에 혼자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낮잠을 즐기시는 어머니가 보였다. 무만 놓고 살짝 나오려다가 어머니의 발가락에 시선이 꽂혔다. 구멍 난 양말. 약속이나 한 듯이 양쪽 엄지발가락에 각각 한 개씩 두 개가 나 있다. 구멍 뚫린 양말 사이로 삐죽이 얼굴을 내민 엄지발가락이 얼마나 반갑고 정겹던지. 당신의 두 엄지발가락과 인사를 나누며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모든 어머니들이 다 그렇겠지. 당신 몸 안 챙기고 멋 안내고 자식들 키우기 위해 아끼고 줄이며 살아온 인생. 1000원이면 살 수 있는 양말이건만. 가슴이 찡해왔다. 2007년 세계은행 월 포위츠 총재가 구멍 난 양말을 신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세계적 화제가 된 적 있었다. 우리 어머니와 세계은행 총재의 검소함이 닮은 듯 하다. 아들로서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이종섭(용호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