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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니사의 알콩달콩 K-라이프)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니사의 알콩달콩 K-라이프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10/27/ 조   회 31
첨부파일
"너희 나라로 돌아가!" 길에서 당한 `언어테러'

니사의
알콩달콩
K-라이프

 얼마 전 통계청에서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 가운데 80.4%가 한국 생활에 만족하는 반면에 19.7%는 일상에서 차별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차별에 대한 원인으로 출신 국가(58%)가 가장 많았고 한국어 실력(27.9%)과 외모(8.3%)가 그 뒤를 따랐다.
 몇 달 전의 일이다. 친구와 점심을 먹으러 시내를 걷고 있는데, 술에 취한 어느 50대 아저씨가 우리에게 다가와 소리치며 위협을 했다. "여기는 대한민국이야 XX야, 너희 나라로 돌아가!"
 영문도 모른 채 언어 테러를 당한 우리는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다행히 그 아저씨는 욕만 하고 별다른 행패 없이 우리 곁을 지나쳐 사라졌다. 하지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냥 가자"는 친구를 "우리가 참으면 우리 같은 피해자가 또 생길 수 있다"고 설득해 가까운 경찰서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담당 경찰관은 "범인을 잡기 어려울 것 같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친구와 나는 `사건 현장'을 다시 찾아 목격자를 섭외하는 등 자체 수사를 벌여야 했다. 몇 시간 뒤 경찰서에서 "범인이 잡혔다"는 뜻밖의 전화가 걸려왔다. 알고 보니 그 아저씨에게 언어 테러를 당한 외국인은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관할 경찰서로 신고가 빗발쳤고 결국 경찰이 인근 CCTV를 통해 `범인'을 찾아낸 것이다. 그 사람은 폭행죄로 법원에서 벌금형이 내려졌다.
 물론 이런 차별은 한국생활에서 흔치 않은 경험이다. 오히려 4년간 한국에 머물며 나는 한국인들로부터 많은 배려와 관심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나는 도서관보다는 카페에서 공부를 많이 하는 이른바 `카공족'이다. 단골 카페 `독다방'에 특히 집중이 잘 되는 `명당자리'가 있는데 경쟁이 치열해 자리 잡기가 힘이 든다. 이런 내 사정을 안 카페 사장님과 직원들은 다른 손님 모르게 나를 대신해 자리를 잡아주곤 한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어 고마움과 미안함이 늘 교차한다. 또 우즈벡에서부터 우리 가족과 인연을 맺어 온 한국 아저씨 `미스터 리'는 나의 한국생활에서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삼촌 같은 분이다. 또 한국생활 초기 자기 일처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미스터 안' 등 이들에게서 고향 가족의 정이 느껴진다.
 콘크리트는 시멘트에 적당량의 모래와 자갈이 섞여야 건물을 올릴 만큼 강도가 높아진다. 다양성이 유일성, 순수성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진다고 믿는다.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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