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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유엔군 노병 소원 풀어주는 용호동의 소녀 외교관)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유엔군 노병 소원 풀어주는 용호동의 소녀 외교관
작 성 자 문화체육과 등록일 2018/11/27/ 조   회 475
첨부파일 5-1.png (2241 kb)

유엔군 노병 소원 풀어주는 용호동의 소녀 외교관

용문초등 5학년 캠벨 에이시아의 활약


"함께 싸운 전우 찾아 달라" 노병 부탁에 수소문 끝 10명 찾아
 참전용사 행사 어김없이 군복 입고 등장 …`한국인 손녀' 별칭


 "유엔군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이 다들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가 얼마나 고마워하고 있는지를 꼭 알려드리고 싶어요."


 지난 11일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턴투워드부산 추모행사. 고령의 참전용사들과 스스럼없이 기념촬영을 하던 얼룩무늬 군복 차림의 어린 소녀가 유독 눈에 띄었다. 소녀의 이름은 캠벨 에이시아. 한국인 어머니와 캐나다인 아버지를 둔 올해 만 열살이다. 이국적 분위기와 달리 용호동에서 나고 자란 남구 토박이다. 용문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다. "군복을 입고 나타나면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이 다들 좋아하세요."
 에이시아의 별명은 `민간 외교관'이다. 유엔기념공원 등 유엔군 참전용사 행사장에 어김없이 나타나 참전용사들을 살갑게 맞아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에이시아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에이시아는 근래 엄마와 함께 6·25때 네덜란드 군인들과 함께 싸우다 숨진 한국인 카투사 명단 찾기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네덜란드는 6·25때 반호이츠 보병부대를 파병해 이중 124명이 전사했다. 이때 반호이츠부대를 도와 함께 싸우던 한국인 카투사 부대원 20여명도 숨졌다. 하지만 안타깝게 이들 카투사 대원들의 이름을 몰라 지금껏 무명용사로 남아 있다. 현지 네덜란드 부대 입구에 전사자 명단이 적힌 참전기념비가 있는데 이들 카투사는 모두 빠져 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네덜란드 한국전 참전용사협회는 오래전부터 카투사 전사자 신원 파악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그러던 차에 에이시아의 이야기가 참전용사들 사이에서 회자되었고 두 달 전 `자신들을 대신해 카투사의 이름을 알아봐 줄 수 없겠느냐'며 이 꼬마 외교관에게 도움을 요청해 온 것이다.
 모녀는 관련 자료를 정리한 뒤 `탐정'처럼 추적에 들어갔다. 부산지방보훈청, 언론사를 찾아가고 생존 카투사 최병수 옹 등의 도움을 받아 무명용사 이름 찾기에 나선 결과 20명 중 10명의 신원을 최근 알아냈다. 정부 기관도 하지 못한 일이다. 에이시아는 남구가 유엔참전용사들을 위해 발행한 영자신문과 함께 이들 10명의 이름을 네덜란드 참전용사협회로 보냈다.
 에이시아가 유엔참전용사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두 해 전으로 거슬러간다. 사단법인 H2O품앗이운동본부에서 개최한 `한국전쟁 유엔 참전용사 감사편지쓰기' 대회에서 초등부 대상을 받아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로 가서 참전용사들을 만나면서였다. 반호이츠 부대도 이때 방문했다. 당시 만난 참전용사들과 지금도 손편지를 주고받으며 나이와 국경, 언어를 뛰어넘어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유엔기념공원에 잠든 전우에게 대신 안부를 전해 달라'는 어느 참전용사의 부탁으로 꾸준히 헌화를 하는가 하면 유엔기념공원 방문이 어려운 고령의 참전용사들을 위해 VR카메라로 행사 현장을 360도 촬영해 이메일로 보내기도 한다. 지난해는 전쟁 후유증으로 50년 넘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어느 미군 참전용사를 보훈행사장에서 만나 그를 따뜻하게 위로해 병세를 기적적으로 덜어주기도 했다. "참전용사 할아버지와 이야기 나누는 게 너무 좋다"는 에이시아에게 지금껏 몇 명의 참전용사들을 만났느냐 묻자 "너무 많아 셀 수 없다"며 또래 여느 아이들처럼 웃었다.
 "숭고한 희생을 했는데 아무도 몰라주면 그보다 슬픈 일도 없을 것 같아요. 나머지 카투사 전사자들도 꼭 찾아내고 싶어요." 열살 꼬마 외교관의 다짐이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 캠벨 에이시아가 찾은 네덜란드 반호이츠 부대와 함께 싸우다 전사한 한국인 카투사 명단. 괄호 안은 군번.
△박임기(K1120892) △배재규(K1120951)
△김순족(K1120984) △김용관(K1122669)
△석황운(K1122593) △현상욱(0692738)
△김재이(K1122535) △정관식(0180911)
△신한규(K1126549) △박복술(068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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