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 삼성아파트 입주민, 경비실 8곳에 에어컨 설치 폭염 기록을 갈아치운 올 여름, 하지만 문현동 삼성아파트 경비원들에겐 올 여름이 가장 시원하다. 아파트 경비실에 18년 만에 처음 에어컨이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아파트 내 경비실 8곳에 놓인 에어컨은 어느 입주민의 성금이 있어 가능했다. 원래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올해는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려고 했다. 하지만 주민 의견수렴 등으로 설치가 미뤄지면서 여차하면 여름 다 끝나고 에어컨을 들여놓을 판이었다. 보다 못한 이 아파트 이준식(61) 입주자대표회장이 사재를 출연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벽걸이 에어컨 8대에 모두 30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매일 8시간 정도 켤 것을 가정하면 한 세대 당 한달에 450원 정도 내면 돼 추가 전기료는 입주민들이 부담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경비아저씨 한 명이 더위로 쓰러졌다"며 "한 가족 같은 분들인데 이제야 에어컨을 설치한 게 더 죄송하다"고 쑥스러워했다. 아파트 준공 때 이사와 줄곧 이곳에서 살고 있는 이 대표는 올해 4월 입주자 대표로 선출됐다. 이 아파트에서 13년간 경비원으로 일한 임우철 씨는 "경비실은 특성상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어 여름은 한증막 같은데, 에어컨 덕분에 이번 여름은 더운지 모르고 지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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