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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베트남 아내 만나 눈부신 제2의 인생 살고 있어요)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베트남 아내 만나 눈부신 제2의 인생 살고 있어요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09/18/ 조   회 59
첨부파일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라이옥'
남윤모·쩐티후옌 부부
"베트남 아내 만나 눈부신 제2의 인생 살고 있어요"

사업 실패로 어려운 상황서 지인 소개로 결혼
우연한 계기 외국인 대상 식료품 장사로 재기
"베트남음식 제대로 만들자" 도전 뒤 승승장구

 경성·부경대 대학로의 베트남 쌀국수 식당 `라이옥'. 점심 때가 한참 지났음에도 빈자리가 없다. 한국인 외에도 외국인 손님과 어르신부터 어린아이를 데려온 가족 테이블도 보인다. 남윤모 라이옥 대표는 "손님이 하루 평균 250명, 방학이 끝나면 320∼340명 정도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테이블 6개의 이곳은 늘 `웨이팅'을 각오해야 한다. 라이옥은 이곳 대학로를 본점으로 부산과 김해에 8군데 직영 또는 체인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라이옥의 성공신화 뒤에는 베트남 출신의 아내 쩐티후옌(한국명 전후연) 씨가 있었다.
 남 대표는 음식장사와는 무관한 삶을 살았다. 경주가 고향인 그는 군 제대 후 부산으로 건너와 20여년 식품유통업에 종사했다. 딤섬을 부산에 처음 소개하는 등 유통분야에서 나름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관행적으로 받아오던 거액의 어음이 연이어 부도가 나면서 40대 중반 사실상 빈털터리가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암투병 중이던 아내의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숨을 거뒀다.
 그렇게 몇 해가 흘렀다. 여느 때처럼 실의에 빠져있을 무렵, 지인이 그를 집으로 초대했다.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지인은 그에게 베트남에 있는 처제를 소개시켜 줬고 화상채팅으로 데이트를 이어오다 2012년 부부가 되었다. 두 사람 모두 재혼이었다. 결혼 이후에도 살림살이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베트남 식료품을 한번 팔아보고 싶으니 진열장 2개를 구해 달라"고 부탁했다. 기존 점포 구석에 자그마한 동남아식료품 매대를 세웠는데 뜻밖에 외국인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식품유통으로 잔뼈가 굵은 남 대표의 눈에 `성공의 가능성'이 엿보였다. 아예 외국인노동자들이 많이 찾는 김해 동상시장에 부인의 이름을 딴 `후연상회'를 열어 시장 상인들과 외국인들에게 베트남 채소와 식자재를 팔았다. 예상은 적중했고 장사는 번창했다. KBS `한국인의 밥상'에 출연할 만큼 재기에 성공했다.
 이 무렵 국내에 저가형 베트남 쌀국수 프랜차이즈가 유행했다. 그곳에서 쌀국수를 맛 본 아내가 연신 고개를 가로 저었다. 또 하나의 성공 아이템이 남 대표의 뇌리를 스쳤다. `그래, 제대로 된 베트남 음식을 만들어 제값에 팔아 보자!'.
 곧바로 베트남 지인을 통해 하노이의 쌀국수 맛집을 수소문한 끝에 부부가 운영하는 50년 전통의 쌀국수집을 찾아냈다. 아내 쩐티후옌씨가 그곳에서 3개월간 정통 쌀국수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2005년 경성·부경대 대학로에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라이옥을 열었다. `맛'은 정직했다. 10개월쯤 지나자 입소문이 퍼지면서 매출이 두 배 수직 상승했다. 그 이후 지금껏 가게 매출 상승세가 꺾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손님은 줄지 않았다.
 라이옥의 직원들은 모두 베트남 출신들로 구성돼 있다. 남 대표가 베트남 사람들의 근면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직원 급여도 최저임금과 무관하게 시급 1만원을 2년 전부터 지급하고 있다. 라이옥의 인기 메뉴 중 하나인 `라이옥밥'의 탄생 스토리가 흥미롭다. 베트남 장인이 부산을 방문했을 때 한국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힘들어 하자, 남 대표가 장인을 위해 개발한 베트남 스타일의 맑은 돼지국밥이다. 한국인 입맛에도 맞아 하루 40∼50그릇 꾸준히 팔린다. 남 대표는 또 베트남 홍보대사를 자처해 주위 지인들에게 베트남 여성을 추천해 6쌍의 국제커플도 탄생시켰다. "결혼 전의 삶이 첫 번째 인생이라면 지금의 베트남 아내를 만나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남 대표 부부가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라이옥의 남윤모 대표가 베트남 장인을 위해 개발한 라이옥밥과 부인 쩐티후옌씨가 전통 베트남 쌀국수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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