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특집

home 부산남구신문 > 기획·특집
  • facebook
  • twitter
  • print
기획·특집 (남구 문인들의 글밭)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남구 문인들의 글밭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09/18/ 조   회 17
첨부파일
산골 저수지
이 종 호


푸른 소망이 모여 푸른 물이 되어 바람에 실려 오는
풍년 염원이 가랑이 진 저수지에 오늘은 한 해 농사
끝내고 한가로이 하늘 깔고 누워있습니다 소나무 몇 그루에
달그림자 같은 풍월을 걸어놓고 이 골 저 골 흘러오는
바람소리 쓸어 담고 있습니다
다가올 여름 무논의 써레질 위해, 어린 꿈들의 푸른
젖줄이 되어 누런 결실을 위해, 태풍 거두고 가뭄을
달랠 내일의 힘을 축적하기 위해, 잔잔한 실바람이
잠을 띄우고 있습니다
골짜기마다 때 묻은 조상들의 얘기소리들
도랑마다 흘러내리던 소망들 원망하고 환희하던 그 하늘들이
고요히 잠든 저수지엔 할아버지의 푸른 혼이 햇빛 속에
물결로 비쳐지고 애달픈 할머니들의 한숨들이 물 속 깊이
한이 되어 풍년기도에 침묵으로 가라앉아 있습니다
이 못(池)은 곡인(穀人)들의 심장으로 오가는 피돌기가 됩니다
해마다 꾸는 풍성한 꿈들이 새 천년을 엽니다. 푸른 내일 가득 담고
새해 새 삶을 재촉하는 바람 한 줄기가 학처럼 나래를 펴고
저수지에 위에 바람으로 앉아 후후 휘파람 소리에 수심이 더
깊어지는 산골 저주지는 내일을 쓰는 목차에 무지개를 그립니다.
올해도 풍년은 봇물로 넘치리라


1980년 《한국아동문학가협회지》 등단. 오륙도문학상.
이육사문학상 수상.(전 남구문협회장)
목록

만족도조사 ㅣ 현재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편의성에 만족하셨습니까?

  • 5점(매우만족)
  • 4점(만족)
  • 3점(보통)
  • 2점(불만)
  • 1점(매우불만)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