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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남구의 소상공인)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남구의 소상공인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05/01/ 조   회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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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보다 정석·상식으로 전국구 맛집 등극

 `소고기뭇국 마냥 깔끔하고 맑은 국물을 자랑하는 이 집 돼지국밥은 약간의 육향이 느껴지면서 슴슴한 맛이 제격이다. 여기에 매콤한 부추무침이나 멍게섞박지를 올려 먹으면 기름기는 찾아볼 수가 없다.'
 음식 만화 `식객'의 허영만 화백은 용호동 합천국밥집의 돼지국밥을 두고 이렇게 촌평했다. 허 화백은 또 동행한 배우 김희선이 돼지국밥을 처음 맛보고는 `푸욱 빠졌다'고도 전언했다.
 돼지국밥에 호불호가 있는 사람도 단박에 단골로 만들어버리는 이 집의 비결은 뭘까. "좋은 식자재를 아끼지 않고 씁니다." 천병철 사장의 간명하면서도 정곡을 짚는 답변이다.
 천 사장은 "돼지 다리뼈 사골을 서너번 반복해 우려내 육수를 내고, 살코기는 국산 암퇘지 고기만을 고집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하면 국물이 맑고 담백하며 고기에선 잡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합천국밥집은 대를 이은 종가의 숨은 비법이 아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석과 상식'으로 전국구 맛집에 등극했다. 경남 합천 삼가면 출신의 천 사장은 음식과는 무관한 삶을 살았다. 1985년 20대 중반의 나이에 시민여객 버스 기사를 하면서 용호동으로 이사 왔다. 5년간 시내버스를 몰다 1990년 트럭운수업에 손을 대면서 전국 각지를 유랑하듯 다녔다고 한다. 이때 부인 박점순씨는 돼지국밥집에서 일을 거들었다. 사업이 시원찮아 지면서 천 사장은 1999년 부인과 함께 용호동에 돼지국밥집을 열고 고향 이름을 따 `합천국밥집'으로 명명했다. 이때 다른 돼지국밥 식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한 것이 `따로국밥'이다. 지금에서야 밥과 국이 별도로 나오는 게 당연하지만, 당시만 해도 토렴이 일반화되던 시절이었다. 토렴은 밥에 국물을 여러 번 부었다가 따라내 데우는 것을 말하는데, 토렴 과정이 다소 비위생적인데다 다른 손님이 남긴 밥을 재사용한다는 의심을 받았다. 천 사장은 밥을 토렴하지 않고, 손님들이 주방을 직접 볼 수 있게 개방한 점이 고객의 신뢰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맑고 깔끔한 국밥에 두툼한 고기가 입에 착착 감긴다'는 입소문은 빠르게 퍼졌고 이내 전국구 맛집으로 성장했다. 손님 가운데 절반은 입소문과 인터넷을 보고 찾아온 외지 관광객들이라고 한다. 관광버스를 타고 온 외국 단체 여행객도 많았지만 줄을 서는 다른 손님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외국 단체관광객은 더는 받지 않는다고 한다. 천 사장은 식당일을 겸하면서 지역 일에도 관심이 많아 의용소방대로 18년간 봉사했고 20여년 용호2동 통합방위협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식당에서 일을 거들던 아들 기정씨가 지난해 바로 인근에 2호점을 열어 2대째 합천국밥집의 명성을 잇고 있다.

*`남구의 소상공인'에 소개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은 남구소상공인연합회의 추천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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