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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부처님 오신날 특집)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부처님 오신날 특집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06/02/ 조   회 35
첨부파일
신심우송 新尋牛頌

지원 문수사 주지  


1-잃어버린 소를 찾아서
외딴 산골에 소치는 착한 목동이 있었네.
그 목동은 노을지는 저녁 무렵이면
소를 타고 소를 찾아 헤맸네.
그러나 잃어버린 소는 그 어디에도 없고
숲에는 그저 산새소리만 들렸네.

2-소의 발자취를 따라
아침 들녘에 풀어 놓은 소는 오간 데 없고
온 천지 풀벌레 소리만 가득한데
집으로 돌아갈 곳은 막막하고 길마저 잃었네.
마침내 숲속 달빛 아래 보이는 소의 발자국
들뜬 마음에 달려가다 그만 돌부리에 넘어지고 말았네.
먼 산만 보고 제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지도 모르고.

3-소를 발견하다
그 얼마나 울먹이며
해진 들녘을 헤매었던가.
어둠 속 달려와 마주친
소의 눈동자
목동은 그 앞에서
되돌아갈 길마저 잊어버리고 말았네.

4-소를 길들이다
비뚤어진 소를
달래고 달래
들녘으로 내려오면
참았던 갈증도 잠시 뿐
바람이 비켜간 자리
그 틈새로
되풀이 되는 술래잡기
이슬이 맺힐 시간
영겁의 길이 열린다.

5-내 마음의 고향으로
동, 서, 남, 북
길은 어디에도 열려 있고
바람은 언제나 바람으로 맴돌아도
고향마을 어머님 그리운 목소리
매미소리 가득한
해지는 고향마을
아카시아 향기에 취해
무애가無碍歌를 부르며
되돌아간다.

6-소의 주인공은 마음
허겁지겁 달려온
지난 세월
고가古家 뒤뜰엔
매화꽃마저 지쳐 있었고
얼굴엔 주름살만 하나 가득
이제 내가 할 일
춤추고 태평가를 부를
시간만 남아 있네.

7-같은 마음
어젯밤 꿈속에
그리고 애타게 불렀던 너의 이름도
그렇게 울먹이며 손 저었던 시간 저편
그 위로 눈이 내리는데
산은 그 자리에 서 있고
물은 그냥 흐르고 있었네.

8-해탈의 세계
이제 남은 여생
내 갈 곳은
눈물의 바다
고통의 바다
지옥 중생 신음소리
지장보살 원력이
사무치는 곳
육신을 불살라도
중생을 향한 나의 서원은 끝이 없네.



잃어버린 소를 찾으니
그 속에 또 다른 내가 …


 위의 시 여덟편은 지원 스님의 시집 `가슴 저미지 않는 그리움은 없다'에 실린 심우도(尋牛圖)와 관련된 연작시입니다. 심우도는 목동이 잃어버린 소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불교의 그림을 말합니다. 여기에서 소는 `도'를 의미합니다. 즉 소는 불도의 수행경로를 비유한 것으로 `심우'는 자기의 본성인 소를 찾는 것을 말합니다.

단원 김홍도의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소년을 그린 `목동귀가(牧童歸嫁)'

※ 지면 사정으로 `남구 문인들의 글밭'은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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