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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참척의 아픔〈慘慽·자식이 먼저 죽음〉 덜어준 두 번째 아들과 이웃돕기)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참척의 아픔〈慘慽·자식이 먼저 죽음〉 덜어준 두 번째 아들과 이웃돕기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02/01/ 조   회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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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픔을 나누려고 기부하는건데, 행여 제가 돈을 많이 벌어서 기부한다고 오해받을까봐 걱정돼요."
 오륙도 해파랑카페 하계순 대표는 최근 남구청을 방문해 9,000만원 상당의 화장품 세트를 전달했다. 실내 마스크 해제를 맞아 여성들의 화장 문화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 경제적 부담으로 화장품 구매를 주저하는 여성들의 심정을 공감해 화장품 기부를 결심했다. 오륙도스카이워크 인근 해파랑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하 대표는 `단장의 슬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불구하고 기부를 실천했다.
 하 대표는 9년 전 부산외대 경주 리조트 참사로 희생된 고 양성호씨의 모친이다. 부산외대 경주 리조트 참사는 2014년 2월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열린 부산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도중 발생한 체육관 지붕 붕괴 사고를 말한다. 이 사고로 채 피지도 못한 젊은 생명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해병대를 제대하고 막 복학했던 성호씨도 이날 희생됐다. 당시 부산외대 미얀마어과 학생회장이던 성호씨는 지붕 붕괴 당시 탈출했지만 후배들을 구하기 위해 붕괴된 현장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빠져 나오지 못했다. 구조된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성호씨의 `살신성인' 행동이 알려지면서 정부로부터 의사자(義死者)로 인정받았다.
 하 대표는 "중학교 여름방학 때 해병캠프에 다녀온 뒤 성호는 해병을 꿈꿔오다 해병대를 자원입대했다"고 말했다. 하 대표 역시 여성의용소방대원으로 10년 넘게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모자가 평소 의협심이 많았다"며 주위 사람들은 함께 아파했고 가슴 아픈 사연은 당시 언론을 통해 회자되었다.
 생때같은 아들을 한 순간에 잃은 하 대표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참척(慘慽·자식이 먼저 죽는 일)의 아픔을 달래준 건 성호씨의 절친한 친구 김현구씨였다. 현구씨는 성호씨와 중학교 때부터 단짝 친구였다. 서울에서 전학 와 친구가 없던 현구씨에게 맨 먼저 말을 걸어와 `평생 친구'가 되었다. 성호씨 발인식 때도 영정사진을 들었다.
 현구씨는 먼저 떠난 친구를 대신해 하 대표의 아들을 자처했고, 하 대표 역시 휴대전화에 `현구 아들'로 저장해 놓을 만큼 각별하다. 현구씨는 현재 경성대 인근에서 화장품 유통업을 하고 있는데 이번 화장품세트 기부는 하 대표가 아이디어를 내고 현구씨가 기부품을 마련했다.
 두 사람에게 최근 기쁜 소식 하나가 생겼다. 지난 연말 국가보훈처가 국립묘지 안장대상심의위원회를 열어 성호씨를 서울현충원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성호씨의 유해는 현재 기장군 실로암공원묘원 납골당에 안치되어 있다. 하 대표는 오는 4월 5일 성호씨의 유해를 국립 서울현충원 충혼당으로 옮길 예정이다. 이 날은 성호씨의 생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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