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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유현의 부산 유물이야기)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유현의 부산 유물이야기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02/28/ 조   회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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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수놓은 천상열차분야지도

 용호별빛공원이 야경 명소로 회자되고 있다. 신선대와 오륙도 그리고 이기대에서 용호별빛공원으로 넘어오는 트래킹 코스는 이미 잘 알려진 해안산책로이다. 최근에는 젊은이들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 오면 도시의 고층 빌딩의 답답함과 현란한 빛의 공해에서 벗어나 밤바다의 야경과 더불어 하늘에 수놓은 별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역사적으로는 밤하늘의 별이 그저 아름다움의 대상만은 아니다. 예로부터 천문 즉 하늘의 이치를 안다는 것은 특정 계층이 하늘의 절기와 하루의 시간을 알고 다스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물을 다스리는 치수권 이상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천문은 막강한 권력과 첨단 과학기술을 지배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적벽대전을 앞둔 제갈량이 하늘에 기도하여 동남풍이 불도록 만들겠다고 주유를 설득하는데 이는 이 지방의 천문을 미리 파악한 제갈량의 지혜였다. 또한 허진호 감독의 아름다운 사극영화 `천문'에서는 부산(동래) 출신 장영실이 세종을 위하여 늦은 밤 창호지에 구멍을 뚫어 하늘의 임금 별자리를 보여주는 명장면도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도는 조선의 개창과 함께 태조 4년(1395년) 돌에 새긴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국보 제228호)이다. 이후 각석의 훼손으로 숙종 13년(1687년) 복각본(보물 제837호)을 다시 만들었는데 이를 기본으로 하여 종이에 탁본이나 필사를 함으로써 소수의 특권계층을 중심으로 천문지도가 알려졌다. 부산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유형문화재 제78호) 또한 조선후기인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에 제작된 필사본으로, 지금까지 알려져 온 여타의 천상열차분야지도 가운데 가장 세밀할 뿐 아니라 별자리의 크기와 색깔이 선명한 천문지도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란 하늘의 별자리 모양을 차례대로 `차(次)'와 `분야(分野)'로 나눈 그림이란 뜻이다. 둥근 원의 천문도 중앙에는 북극성이 있고 290개의 별자리와 1,467개의 별이 그려져 있다. 그 외에도 별자리의 위치, 해와 달에 대한 기록, 천문도의 제작 내력, 제작에 참여한 관리와 제작 일자가 적혀있다. 이러한 천문도는 의외로 우리와 가까이 있다. 천문도의 별자리 모양이 궁금하다면 당장 만원 지폐를 꺼내 보기만 하면 된다. 지폐의 뒷면에는 천체의 운행과 그 위치를 측정하는 `혼천의'가 그려져 있고, 그 배경으로 `천상열차분야지도'가 등장하는데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용호별빛공원 마당의 밤하늘에 이 천상분야열차지도를 드론이나 돔 형태로 수놓을 수 있다면 어떨까?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선보여 국내외 언론에서 크게 호평을 받은 적이 있다. 과거와 현재가 같이 살아 숨 쉬는 문화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남구에 또 다른 관광명소가 탄생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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