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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부산 친구들 만나 풍요로워진 인생)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부산 친구들 만나 풍요로워진 인생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01/02/ 조   회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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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일본 쿠마모토현의 다마나에 사는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사람이다. 후쿠오카와 구마모토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다마나는 1300년 역사를 가진 류간지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나는 이 온천마을에서 유사토(湯里)라는 이름의 아담한 온천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나이 오십이 되던 2006년, 부모님과 대학 은사님의 개호(介護·곁에서 돌봄)를 위해 학교 교장을 그만두고 호텔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의 아내를 소개해 준 대학 은사께서는 젊은 시절 히로시마대학 연구원으로 근무했는데 원자폭탄이 떨어질 때 연구실의 두꺼운 콘크리트벽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방사능 피폭에도 불구하고 백세까지 건강하게 살다 몇 해 전 노환으로 돌아가셨다. 호텔 사업과 함께 후쿠오카현과 구마모토현 지역에서 노인개호사업과 장애인취업지원 사업도 벌였다.
 사업들이 궤도에 오르면서 오랜 꿈이었던 아시아 각국에서 일본어 교육사업도 벌였다. 한국의 서울, 중국 다롄, 베트남 하노이 등을 오가며 1년 중 절반은 아시아 국제교류의 가교 역할을 위해 뛰어다녔다. 하지만 세상일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인재확보 문제와 물가급등 등으로 교육 사업을 접어야 했다.
 이후 나는 일본과 가장 가깝고 역사적으로도 오래전부터 왕래가 많은 부산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 부산은 교직 시절 학교 간 국제교류를 해서 나에겐 친밀한 도시였다. 나는 동시에 부산의 한일교류협회에 들어가 여러 행사에 참가했다. 코로나19로 계속 취소되긴 했지만 규슈 야마구치의 고등학생과 대학생 그리고 한국 유학생들의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10년간 열렸다. 또한 부산 고등학생들과의 교류 사업을 통해 한일 교류에도 기여했다. 협회 활동으로 여러 분야의 많은 부산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었는데 남구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어느 병원장도 그렇게 만나 친분을 쌓았다. 나는 그와 노인돌봄사업 상호 교류와 일본 내 한국어교육 사업 등을 함께 고민했다.
 얼마 전 그 친구와 동업해 후쿠오카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오이타현의 작은 농촌마을인 구스((玖珠)에 온천이 딸린 별장과 캠핑장을 개설했다. 구스는 일본의 안데르센으로 불리는 아동문학가인 구루시마 다케히코(1874.6.19.∼1960.6.27.) 선생이 태어난 곳으로 그곳에는 일본의 옛 이야기 자료를 모아놓은 구루시마 기념관이 있다. 공교롭게 그 기념관에는 큐슈대에서 일본동화를 연구한 부산 출신의 김성연 관장이 2017년 취임해 지금껏 근무하고 있다. 나는 김 관장과도 친분을 쌓았고 조만간 한국동화 관련 전시회를 가져볼 생각이다. 또 대연동의 부산장난감박물관에 소장된 움직이는 나무 완구들을 이곳으로 가져와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코로나 사태가 끝이 보이면서 지난 11월 나는 3년 만에 부산을 방문해 남구의 오랜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풀었다. 이들과 그동안 멈춘 흥미롭고 다양한 이벤트를 추진할 생각이다. 나는 지금껏 부산 사람들과 다양한 교류를 통해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부산 사람들 역시 나처럼 일본인 친구들을 사귀어 교류를 심화시켜 서로의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다양한 국제적 과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세상 전체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부산 사람들과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다.
기타무라 가즈노리 (온천호텔 `유사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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