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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김성한의 남구 멘토에 길을 묻다)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김성한의 남구 멘토에 길을 묻다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2/10/04/ 조   회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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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와 부산은 어반스케치의 보물창고"
〈Urban sketch, 도심 풍경·건축물 스케치〉

도시재생 상징 문화아지트 14년 운영
40년 검도 수련한 대학로 `골목대장'
사라지는 건축물·풍경 300점 스케치


 담쟁이덩굴에 뒤덮인 종탑이 가을 하늘에 걸려있다. 어느새 가을이 심연처럼 깊어졌다. "담쟁이덩굴은 제 때 안 쳐주면 건물을 다 덮어 골치가 아픕니다." 팍팍한 콘크리트 도심에서 만나기 어려운 풍경인데 정작 집주인에겐 말 못할 속내가 있나 보다.
 경성·부경대 대학가에서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대연동 문화골목의 최윤식 대표를 만났다. 긴 반백발에 까만 뿔테안경, 한 손에는 태블릿PC를 든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그가 보여준 테블릿PC에는 광안대교, 오륙도스카이워크 등 수년에 걸쳐 작업한 부산의 어반스케치 작품 300여점이 담겨 있다. "50∼60점 더 그리면 부산의 거의 모든 풍경이 채워질 것 같다"고 말한다. 최 대표는 도심의 풍경을 날것 그대로 드로잉해 종이캔버스에 옮기는 `어반스케치(Urban sketch)'의 선구자다. 전시회 개최는 물론이고 문화골목 안에서 수년째 강좌를 운영하고 직접 강의도 한다. 옛 부산항과 영도다리 등 부산의 대표적 문화자산을 스케치한 68점을 모아 `사라진 건축, 잊힌 거리' 책자도 발간했다.
 어반스케치는 근래 은퇴한 7080세대들의 취미 생활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회화와 달리 어반스케치는 노트와 펜 하나만 있으면 가능한데다 남들이 볼 때 근사해 보이는 장점도 있죠." 산복도로, 원도심, 항구 등을 보유한 남구와 부산은 어반스케치 작업의 최적지임에도 아직 어반스케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안타까워했다. 반면 어반스케치의 매력을 일찍 간파한 경주시는 2019년부터 전국 규모의 `어반스케치 페스타'를 매년 개최해 문화자산으로 발전시켰다. "도심 풍경을 그리는 것이 어반스케치인데 이런 행사를 시골에서 개최하는게 다소 아이러니입니다."
 문화골목은 최 대표가 2008년 설계·창조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경성·부경대 대학로 한복판 주택 5채를 사들여 한데 묶어 `문화아지트'를 만들었다. 갈수록 사라지는 `골목'을 지켜내 도시재생의 중요성을 알린 공로로 그 해 `부산다운 건축상' 대상을 받았다. 문화골목에는 소극장, 갤러리, 주점, 음식점, 전통찻집,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이 있고 지난 8월 독립서점도 입주했다. TV, 신문, 관광책자 등에 꾸준히 소개돼 카메라와 여행 가방을 든 외지관광객들이 서성거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 대표는 스스로를 문화골목의 골목대장이라 부른다. 골목 입구에는 `골목대장 최윤식'이라는 자개 문패도 붙여 놓았다. 골목대장 외에도 그는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본업은 건축사다. 1977년 부산대 건축학과에 입학했고 지금도 건축업에 손을 떼지 않고 있다. 더불어 `무술 고수'이다. 군 제대 후 국내 1호 사설 검도장인 대연동 대원관에서 40여년 검도를 수련해 현재 원로사범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며 미식여행을 좋아해 `골목여행사'라는 여행사도 차렸다. 코로나 사태 직전에 동년배 10여명과 어울려 40일 남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런 그가 근래 `이색 아이템' 하나에 꽂혔다. 도심 곳곳에 미션을 숨겨놓고 이를 해결하는 `방탈출 게임'의 확장된 야외 버전이랄까. 어반스케치의 피사체인 도심 건축물에서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며 자연스럽게 역사와 문화를 체득하고 성취감을 얻는 프로그램이다. 게임 몰입을 위해 도시와 건축물에 스토리를 입히는 작업도 시작했다고 한다. 골목대장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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