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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제빵왕의 꿈 이룬 건 팔할이 긍정의 힘)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제빵왕의 꿈 이룬 건 팔할이 긍정의 힘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2/11/01/ 조   회 207
첨부파일
김성한의
남구 멘토에
길을 묻다

(12) 서 홍 원
아델라7 대표
남구소상공인연합회장

20세 때 함양서 5700원 들고 부산행 `35년 제빵 외길'
`부산시 최고장인' 선정 … 친지 30여명 제빵업 종사
`무장애 공장'·장애인표준사업장 등 장애인 사랑 각별

 지난 10월 중순, 서울대학교 석·박사 과정의 학생 10여명이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대연동 아델라7의 서홍원 대표로부터 개인 특강을 받기 위해서였다. 외식산업 이학박사 학위에 제과제빵 분야 부산시 최고장인이자 남구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인 서 대표의 그 날 강의 주제는 뜻밖에도 제과제빵이 아니라 `인생을 바꾼 긍정의 힘'이었다. `베이커리 왕국'을 이룩하기까지 인생의 롤러코스터에서 그가 길어 올린 삶의 통찰을 3시간 응축한 강연은 젊은 지성들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지리산 자락 경남 함양이 고향이다. 산골 오지에서 빵이라곤 먹어본 적 없던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이웃 진주시에서 처음 제과점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수업시간 `훗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 세 친구는 각각 `군인' `교수' `정치인'을 말했고 그는 `제빵왕'을 인생의 목표로 밝혔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연고도 없는 부산행 버스를 탔다. 주머니 속 `5,700원'이 전 재산이었다. 신문광고에 난 학원에 수강해 3개월 만에 제빵자격증을 따면서 35년 제빵 외길이 시작됐다. 군 제대 후 제과점에서 제빵사로 일하다 국내 최초의 종합레저시설인 부곡하와이 호텔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특급호텔에서 제대로 빵을 만들 기회였다. 어느 날 제빵장이 집안사정으로 며칠 결근을 하게 돼 제빵장의 일을 그가 대신 맡았다.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고 "빵이 예전보다 더 맛있어졌다"는 고객 반응이 쏟아졌다. 며칠 뒤 다시 출근한 제빵장이 그를 조용히 불렀다. "자네, 그만 호텔에서 나가줘야겠어."
 영문도 모른 채 쫓겨난 뒤 여러 제과점을 돌며 자신만의 제과제빵 노하우를 다듬었고 1994년 마침내 자신의 가게 `미쉘 베이커리'를 개업했다. 빵 굽고 과자 만드는 일만큼은 자신이 넘쳐 연산동에 제과제빵학원도 운영했다. 빵만 잘 만들면 되리라는 예상과 달리 학원은 엄청난 적자를 봤다. 빚더미에 앉게 되자 `나쁜 생각'이 스며들었지만 `분명 잘 되리라'는 긍정의 믿음이 그를 잡아 세웠다. 다시 용기를 내 원생들과 함께 거리로 나가 전단지를 붙였다. 이때 제빵제과 봉사활동도 시작했다. `사람 좋고 솜씨 좋은 원장님'이란 입소문이 돌면서 차츰 원생들이 늘면서 학원 경영은 안정권에 들었다.
 2016년 미쉘 베이커리를 달콤한 음식으로 백성을 행복하게 했다는 그리스신화 속 아델라 공주를 뜻하는 아델라7으로 가게 이름을 바꿨다. 경관 좋은 기장에 신개념의 `베이커리 카페'를 출시하며 제과제빵 분야에 센세이션도 불러 일으켰다. 서 대표로부터 `가르침'을 받아 아들, 며느리, 조카, 사돈의 팔촌까지 일가친지 30명 정도가 현재 제빵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글자 그대로 빵으로 `일가'를 이뤘다.
 2020년 2월 대연동 대동골 자락에 4층 건물 아델라7을 신축하면서 사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1층은 디저트 카페, 2·3층은 제과제빵을 생산하는 공장, 4층은 수업·만찬이 가능한 강연장으로 꾸몄다. 주의 깊은 고객이라면 아델라7 건물이 일반 건물과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의 이동을 고려래 설계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무장애)' 건물이다. 건축 비용이 일반 건물에 비해 2억원 더 들었다고 한다. 아델라7은 장애인표준사업장 정부 인증도 받았다. 아델라7에는 현재 발달장애인 18명이 일하고 있다. 전체 고용 인력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지난해 부산시 최고장인에 선정돼 받은 상금 2000만원 전액도 장애인단체 등에 기부했다. 장애인과의 인연은 과거 그가 가르친 발달장애인 제자를 통해 장애와 비장애가 편견으로 인해 실체보다 왜곡되었음을 알면서부터였다.
 서 대표는 2014년 (사)한국아티산기능인협회를 만들어 협회장도 맡고 있다. `아티산(Artisan)'은 한 분야에서 오랜 경륜을 쌓은 장인을 일컫는 프랑스어다. 고교 시절 각자의 꿈을 밝힌 세 친구들은 현재 `육군 소장' `대학 교수' `도의원'이 되었다. 서 대표가 `긍정의 힘'을 믿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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