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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꽃보다 향기로운 사람)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꽃보다 향기로운 사람
작 성 자 홍보담당관 등록일 2024/01/05/ 조   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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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향기로운 사람


 같이 일하는 직원이 퇴근 직전에 갑자기 사무실 캐비넷을 뒤져 붉은색 끈을 찾아 들고는 사라졌다. 퇴근길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는데 지하 2층에서 그 직원이 웬 종이박스 뭉치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다가 나와 마주쳤다. 궁금해 뭐냐고 묻자 그냥 피식 웃으면서 "필요해서요"라고만 말했다. 나는 속으로 `아까 끈을 찾은 이유가 저거였구나'하면서 차를 몰고 지상으로 나갔다.
 회사 정문을 나서던 중 회사 앞 길가 인도에서 리어카를 끄는 할머니와 함께 그 직원이 옆에 서 있는게 보였는데 잠시 전 지하 2층 주차장내 회사 창고에서 꺼내 온 종이박스 묶음을 그 할머니 리어카에 싣고 있는게 아닌가. 나일론 끈으로 묶은 박스 뭉치를 할머니 리어카에 얹어 주자 할머니는 고맙다는 인사를 허리 숙여 몇 번이나 했고, 이 직원은 멋쩍었는지 뒷통수를 만지며 같이 인사를 하면서 헤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그제서야 이 직원이 사무실에서 붉은 끈을 들고 다닌 이유를 알았다. 이 친구는 회사에서 버려진 종이박스가 쓰레기장으로 가기 전에 그걸 묶어 폐지수집 하는 할머니께 가져다 준 것이다.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가 이 직원을 안아주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날 이후 이 직원이 다시 보였다. 남들에게 자신이 하는 이런 일 내색조차 하지 않는 사람, 참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일하며 같은 직장에 다니는 게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유병양(용호동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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