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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홀로 어르신 생신상 차려드리기)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홀로 어르신 생신상 차려드리기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19/09/02/ 조   회 155
첨부파일 남구구보_삽화_20190822_생일상.jpg (2184 kb)

홀로 어르신 생신상 차려드리기

 아침 일찍 용호3동주민센터에 새마을부녀회분들이 양손가득 음식을 가지고 오신다. 미역국, 잡채, 생선에 떡과 과일까지. 한 사람이 먹을 것 치곤 양이 많은데 오늘 무슨 행사라도 있는 걸까?
 오늘은 용호3동 새마을부녀회에서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께 생신상을 차려드리는 날이다.
 음식과 꽃바구니도 도착했고, 지도를 보며 오늘 방문해야할 곳들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날이 무더워 혹시나 음식이 상할까 마음이 급하다. 문을 두드리고 어르신집에 들어가니 탁자를 벌써 펴놓으셨다. 아침일찍부터 우리가 오길 기다리고 계셨던 것이다.
 며칠 전, 8월,9월 어르신 생신상 차려드리기에 선정되신 분들께 사전에 전화를 드렸다. 혹시 그 날 다른 일이 있는지, 시간은 괜찮으신지 여쭙기 위해서다. 생신상을 차려드린다고 하니 다들 너무 좋아하신다. 즐거운 마음에 전화를 드리다 어르신 한분의 목소리가 떨리시더니 울먹이기 시작하신다. 여태껏 혼자 살면서 생일을 잊고 지냈는데, 챙겨줘서 너무 고맙다고 흐느끼시는걸 간신히 진정시키고 월요일날 뵙겠다며 감정을 달래드린다.
 10시 반부터 들른다고 미리 말씀을 드렸건만 어르신들께서는 한, 두시간전부터 기다리고 계신다. 이 많은걸 혼자 어떻게 먹냐며, 괜히 아침부터 번거롭게 해 미안하다곤 하지만 입가에 스미는 미소만은 숨기시지 못한다.
 아침 일찍 땀을 뻘뻘 흘리며 음식을 준비하신 부녀회회원분들도 활짝 웃으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무더운 여름날이지만 마음만은 시원한 순간이 아닐까.
 어르신과 시간을 보낸 뒤, 다음 집 방문을 위해 방문을 나선다. 문밖에까지 나오셔서 연신 고맙다며 우리가 멀어질때까지 시선을 떼지 않으신다. 생신상도 즐거우시겠지만, 오랜만에 방문한 사람이 그리웠던게 아닐까
 한여름날에도 소외계층을 위해 힘쓰는 부녀회회원분들이 있어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의 생신상이 외롭지만은 않은 것 같다. 양손 가득 챙겨갔던 음식보다 더 많은 걸 마음에 얻고 간다.


  김형일 주무관(용호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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