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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09/18/ 조   회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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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안 들어간 만두는 왜 없을까

니사의
알콩달콩
K-라이프


 동네 만둣집에서 `돼지고기 없는 만두'를 주문한 적이 있다. "새우만두, 김치만두 등 모든 만두에는 돼지고기가 들어간다"는 대답을 듣고는 만둣집을 그냥 나와야 했다.
 한국에 살면서 겪는 불편 가운데 하나가 돼지고기이다. 나의 고향 우즈베키스탄은 이슬람 문화권에 속해 국민 대다수가 무슬림(이슬람신도)이다. 비록 나는 사원에서 예배를 올리지도 메카를 향해 절을 하지도 않는 `무늬만 무슬림'이지만, 돼지고기만큼은 평생 먹은 적이 없다. 이슬람 율법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릴 적부터 돼지고기를 접해 본 적이 없고 육식을 즐겨하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즐기는 삼겹살이나 소시지, 자장면·탕수육은 입에 댄 적이 없다. 피자도 베이컨은 빼고 먹는다. 과자류 중에서도 돼지기름에 튀기는 것들이 많아 뭘 사도 식품제조설명서를 꼼꼼히 확인한다. 한국에서 돼지고기를 피해 식단을 정하는 일은 비건주의자 못잖게 곤혹스럽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무슬림은 전세계 13억명 이상이다. 규모로만 보면 기독교, 불교 신자만큼 많다. 중동으로 불리는 아랍국가를 포함해 57개 이슬람국가들이 UN에 가입되어 있고 이들 대부분은 2030세계엑스포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BIE회원국이다. 한국전쟁 참전국인 튀르키예도 이슬람 국가이며 의료파병국인 인도 역시 인구의 2억명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한국사회에서 무슬림은 3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무슬림 관광객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양돈농가가 들으면 기가 찰 노릇이지만, 무슬림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는 `돼지는 불결한 동물'이라는 코란의 문구 때문이다. 까다로운 율법과 종교적 신념 탓에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알려주는 표시가 바로 `할랄(Halal)이다. 할랄은 `허락된 것'을 뜻하는 아랍어로 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처리·가공한 식품에 부여하는 인증마크이다. 할랄 인정을 받아야 무슬림 지역에서 팔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반대로 무슬림이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규정한 것이 `하람(Haram)'이다. 돼지고기와 동물의 피, 술 그리고 이슬람법에 따라 도살되지 않은 육류 등이 여기에 속한다.
 개인 식당이나 소규모 음식점에서 할랄 인증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꼭 할랄 인증을 받지 않아도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메뉴 하나 정도 준비해 놓으면 장사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할랄은 종교적인 의미 외에도 위생적이고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담고 있어 무슬림이 아니어도 분명 고객층이 형성될 것이다. 나처럼 돼지고기가 없는 만두나 자장면을 맛보고 싶어 하는 한국 내 무슬림들이 의외로 많다.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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