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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남구의 100년 식당 우암동 내호냉면)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남구의 100년 식당 우암동 내호냉면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19/02/28/ 조   회 478
첨부파일 4-1.png (470 kb)

남구의 100년 식당 우암동 내호냉면

4代 이어져 온 전통 …`외고집'있어 가능


1919년 북한 흥남서 첫 장사
피난 내려와 우암동서 `밀면' 개발
"절대 가게 옮기지 말 것" 유언 지켜


 필자는 함경남도 흥남에서 태어났다. 영화 `국제시장'의 첫 장면처럼 젖먹이 때 부모님 등에 업혀 차디찬 미군 LST(수송선)에 올랐다. 할머니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어린 손주를 며칠이면 다시 만나리라 철석같이 믿어 손사래 치며 흥남의 집을 지켰다. 그렇게 70년이 흘렀다.
 동춘면옥은 1919년 흥남 내호리에서 냉면 장사를 시작했다. 필자가 그러했듯 동춘면옥 여사장도 미군 수송선을 타고 피난 내려와 1951년 우암동 골목에 뿌리 내렸다. 고향을 잊지 못해 가게 이름을 `내호냉면'으로 고쳤다. 그 내호냉면이 올해로 딱 100년이 됐다.
 내호냉면은 밀면이란 메뉴를 1953년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전쟁 이후 냉면의 주성분인 메밀 재료를 구하기 어려웠고 부산사람들마저 냉면을 즐겨 먹지 않을 때였다. 그러던 차에 근처 동항성당의 주문에 따라 배급 받은 밀가루로 삯국수를 만든 게 밀면 탄생의 계기가 됐다. 고생 끝에 고구마 전분을 7대 3 비율로 만들어 낸 게 바로 부산사람들이 즐겨 먹게 된 밀면이다. 내호냉면은 지금까지 4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필자가 아주 어렸을 때 `밀가루로 만든 냉면'이라 해서 `밀냉면'이라 불렀던 것 기억이 난다. 면 색깔이 하얗지 않고 냉면과 달리 가위가 필요하지 않아 음미하며 먹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객지 사람들은 밀면 맛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한다. 뭔가 부족한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맛을 부산사람들이 즐겨 냉면보다 더 많이 팔린다. 밀면 장사가 잘 되자 서울 입성에 나섰다 고생한 이들이 많다. 타지방에서 인기를 얻기 어려운 메뉴이다.
 사실 필자의 부모님은 흥남에서처럼 냉면만 드셨기 때문에 밀면 맛을 처음 본 곳은 직장 상사와 점심시간 때 들른 `가야밀면'이었다. 모친을 모시고 자주 다니다가 내호냉면이 우리 고향사람이 운영한다는 것을 알고 모친을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 혀는 이미 가야밀면의 강렬한 맛에 젖어 있었다.
 내호냉면은 밀면과 냉면의 육수과 동일하고 비빔밀면에 사용하는 가오리 고명도 같다. 또 한약재 등 다른 것은 사용하지 않는다. 대를 이어 내려 온 이 가게의 특징을 짚어 보면 이렇다. `솥도 원래 있던 자리에서 절대 옮기지 말고 계속 추가로 옆집앞집 낡은 집을 구입하여 우리 땅이 된 골목길을 막지 말 것'. 아홉 번을 고쳐 가며 영업을 하니 번듯한 건물이 없고 실내 분위기 또한 작은 집을 인수 후 개조한 그대로이다. 이 때문에 60년대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데 이것을 좋아하는 이도 있겠지만 실망하는 이도 적지 않다. 외지 손님이 많은 점을 고려해 시설 개선을 추진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조성화 (다음카페 `부산맛집기행' 카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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