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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유현의 부산 유물이야기)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유현의 부산 유물이야기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03/31/ 조   회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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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포란 특정 주제를 갖춘 국제박람회로 인문, 지리, 과학기술을 통해 각국의 문명과 인류의 발전상을 잘 보여주는 행사이다. 1851년 런던 세계박람회를 시작으로 공식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우리나라는 1893년 시카고 박람회부터 본격적으로 참가하였다. 한편 국내에서 열린 최초 박람회는 1906년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개최한 `일한상품박람회'인데 그 개최 장소는 다름 아닌 부산이다. 이로부터 117년이 지난 지금, 부산이 또 다시 국내 최초의 국제 공인 2030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박람회가 없던 시절,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보 전달의 가장 효과적인 매체는 이미지였다. 17세기 서양 선교사들은 중국에 서양을 포함한 세계 각지의 정보를 집약시킨 세계지도 이미지를 소개하였으니 그중 하나가 곤여전도였다. `곤여(坤輿)'는 대지 또는 지구를 뜻하는 단어이고 `전도(全圖)'는 전체를 조망하는 그림을 말하므로 곤여전도는 곧 세계지도를 일컫는다. 곤여전도는 중국에서 최초 목각본으로 제작되었으나 이를 다시 필사본으로 옮겨 그린 지도가 조선으로 전래했다.
 부산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곤여전도(시지정 유형문화재 제114호)는 1674년 선교사 페르비스트가 제작한 목각본을 기본으로 하여, 인쇄본이 아닌 필사본으로 제작된 채색 지도로서 현재까지 세계 유일본으로 알려진 소중한 유물이다. 지도는 동서 양반구로 크게 구역을 나누어 그려져 있으며, 조선을 포함한 각국의 지명과 자연자원, 민족, 풍속에 관한 정보를 텍스트로 적어 넣었다. 세계를 항해하는 다양한 범선들의 모습도 이채롭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사실은 코뿔소, 기린, 고래 같은 이국적인 육상 및 해상 동물과 인어, 유니콘 같은 상상의 동물도 포함하여 총 32마리를 그려 넣었다는 것이다.
 곤여전도라는 유물을 구입한 과정도 드라마틱하다. 지난 2009년에 이 유물은 높은 가격으로 고미술품 경매시장에 등장하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유물의 가치가 잘 알려지지 않았고 보존상태가 썩 좋지 않아 1차 경매에서 유찰되었다. 때마침 필자는 부산박물관을 대표하여 경매사와 소장자에게 구입 의사를 적극 표명하였고, 2차 경매에서는 단독으로 응찰하여 훨씬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지금은 당시 구입가의 10배를 투자한다고 해도 이런 유물은 다시 구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유물 보수 과정에서 18세기 조선의 문서가 배접지로 사용된 것을 발견하면서 정확한 제작연대도 확인되었고, 보수 후에는 비단에 채색한 원래 모습을 거의 되찾아 관람객들로부터 조선시대의 세계관을 반영한 엑스포 지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부산박물관 교육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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