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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도 칼럼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05/01/ 조   회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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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수
아름다운남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고문
영원한 `반딧불이 파수꾼' 故 김규영을 추억하며


 매년 유월이 되면 어김없이 자연사랑 증표인 수많은 반딧불이가 남구 이기대공원에 은하수를 대신하여 찾아 온다. 그 자리엔 언제나 `반딧불이 파수꾼'인 김규영 선생이 함께 했다. 구수한 충청도 말투의 선생은 20여 년 전 남구 용호동에 터를 잡은 예문여자고등학교의 개교 구성원으로 부임해 줄곧 교감선생으로 재직하면서 정년을 맞았다. 교단에 있을 때 자연사랑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교내 텃밭을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예쁜 꽃을 심고, 토끼도 기르며 학생들이 자연사랑을 체험토록 배려했다. 선생은 자연과 환경사랑 교육 등의 공로로 대통령 근정포장과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시와 소설을 즐겨 쓴 문학가이자 퇴직 후엔 화가로도 입문해 각종 꽃과 반딧불이 등 수많은 작품을 창작해 작품전을 열기도 한 다재다능한 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여서 `지구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아젠다21을 결정하고 UN의 권고사업으로 세계 각 지자체 특성에 맞는 환경문제를 지속가능하게 발전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해 사업을 추진하는 단체를 만들도록 권고하였다. 이에 우리 남구에서도 2002년 2월 14일 `아름다운남구21추진협의회(현 아름다운남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만들었다. 필자는 2대 회장으로 추대 받아 12년간 봉직했고, 예문여고 1회 졸업생인 필자의 큰 여식의 스승으로 인연이 시작된 김규영 선생을 자문위원겸 부회장으로 모셔 함께 봉사를 했다.
 이때 선생은 도심지 한가운데 자리 잡은 장자산(이기대공원)을 수십년 혼자 탐방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1급 청정지역에서만 사는 대표적 환경 지표종인 반딧불이들이 이기대 장자산에 대거 서식하고 있으며 5∼7월에는 파파리반딧불이가, 8∼9월에는 늦반딧불이 자생하고 있음을 협의회에 처음 알렸다. 선생의 이런 노력 덕택에 협의회의 다양한 환경사업 중에 중점 과제로 `이기대 반딧불이 보존 축제'를 17년째 매년 개최할 수 있었다. 축제는 남구 외에도 전국에서 수많은 탐방객들이 반딧불이의 옛 추억을 찾으러 이기대를 방문하고 있다.
 부산 강서구에서 태어난 필자는 어린 시절 들판에서 반딧불이와 뛰어 놀았던 기억이 지금도 아련하다. 도심에서 사라졌을 거라 여겼던 그 반딧불이들을 필자가 살고 있는 남구에서 다시 만날 거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김규영 선생 덕분에 매년 6월 이기대공원에는 반딧불이 수백, 수천마리가 초여름 밤 하늘을 날아다니고 이를 뷰파인더에 담으러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대거 몰려오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자다가도 반딧불이 이야기만 나오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던 선생은 안타깝게 2021년 11월 11일 향년 71세로 소천했다. 뒤에 알게 된 사실은 선생은 오랜 병환 중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에게 자신의 병을 알리지 않고 내색도 하지 않았다. 늘 보던 모습 그대로 마지막까지 강직한 모습을 보였다. 선생이 안 계신 지난해 반딧불이 축제에 그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져 선생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는 지인들을 볼 수 있었다.
 이제 더는 선생과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밤하늘의 반딧불이가 된 선생의 뜻을 잊지 않으며 남구의 환경보존을 위해 반딧불이 보존에 적은 힘이지만 끝까지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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