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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3/02/01/ 조   회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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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다 얼마전 제대했다. 군 복무를 대신해 21개월, 공공기관이나 복지가 필요한 곳에서 국민과 행정기관원을 보조하는 사회복무요원은 2014년부터 명칭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공익(공익근무요원)이란 말이 더 친숙한 것 같다.
 대한민국 남성으로 같은 기간 복무를 한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지 않은 것 같다. 과거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던 `n번방'사건 뿐만 아니라 일부 사회복무요원의 일탈과 복무기간 불성실한 태도들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이미지가 굳어진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한다. 나 또한 완벽하게 사회에 헌신하며 이바지한 모습을 늘 보였던 건 아니었다. 함께 근무했던 공무원들에게 칭찬을 들었지만, 가끔은 불성실한 태도로 일을 해 `그때 좀 더 잘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반성한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내가 알지 못한 많은 것을 보고 느낀 것은 삶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 복지시스템에 대해 매우 감명 받았다. 차상위, 수급자, 기타 생활에 불편함이 있는 어르신들을 전부 `시스템'으로 찾아내 필요한 맞춤 복지를 주선하고 사후관리까지 도맡은 행정복지센터는 그야말로 복지의 최전선 같았다. 기부 물품 배분부터 선거준비와 코로나 재난지원금 지급, 예방접종관리, 주민자치회, 새마을 활동, 방역까지 복무기간에 할 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친구들에게 이런 일들을 이야기하면 "그런 일들까지 다하면 너무 피곤하겠는 걸"이라는 말이 돌아온다. 그럴 때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그럴 바에야 내가 하는 게 나아"라고 대답하곤 했다. `복지 최전방'에서 복무하고 있을 후배 사회복무요원들에게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 라고 말을 들려주고 싶다. 내 얼굴이 다른 복무요원의 얼굴이며,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내가 소속된 기관을 대표하며 그 결과는 결국 본인한테 돌아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처럼 냉소적 마음을 버리고, 대한민국의 남성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유성진(전 남구청 사회복무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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