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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개를 떠나보낼 때 필요한 마음자세)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개를 떠나보낼 때 필요한 마음자세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2/11/01/ 조   회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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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개가 달라졌어요

 애석하게도 개들의 수명은 100세 시대로 볼 때 인간의 10분의 1 정도이다. 우리는 태어난 꼬물이들이 첫 심장박동을 했을 때를 시작으로 가쁜 숨을 내쉬며 마지막 심장박동이 멈출 때까지 지켜보고 우리의 기억과 추억으로 남긴다.
 최근 성장하는 산업 가운데 하나가 반려견 장례산업이다. 많은 견주들이 반려견의 마지막 가는 길에 눈물을 흘리는 장소이며, 추억을 곱씹는 마지막 장소이다. 근데 장례식장 세곳 중 한곳에는 꼭 있는 것이 바로 떠난 개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편지로 적어 붙여놓는 게시판이다. 견주들은 포스트잇에 눈물 방울 흘려가며 꽉 쥔 펜을 꾹꾹 눌러 적어 마지막 편지를 게시판에 붙여놓고 유골함을 받고 떠나버린 반려견이 뛰놀던 집으로 돌아간다. 게시판에 있는 글은 보통 세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미안함'과 `분노', 그리고 `고마움'이다.
 `미안함'의 유형은 보통 견주가 많이 신경 쓰지 못해서, 바쁜 직장생활로 관심을 많이 주지 못해서, 금전적인 문제로 병원비를 충당할 수 없음에 대한 회한의 내용이다. 빨리 떠나버린 아쉬움에 대한 내용이 많은 녹아 있는 편지들이다. `분노'는 개를 죽음으로 몰아간 그 무엇에 대한 원망이 적혀 있다. 그것은 사람인 경우도 있고, 상황인 경우도 있다. 이따금 그 무엇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글도 적혀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고마움'의 유형이다. 여기에는 함께 했음에 대한 감사함이 담겨 있다. 견주 스스로 느끼기에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돌봤음이 녹아 들어있다.
 나는 이 글을 읽는 견주들이 그런 게시판에 글을 적는 날이 온다면 부디 `고마움'의 글을 적기 바란다. 그것은 분명 먼 길을 떠나는 개들이 미소를 머금고 갔다는 반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연은 운명이라는 말이 있다. 개의 수명은 사람에 비해 월등히 짧다. 곁에 와서 꼬리를 흔들고 우리만 바라보는 그 개는 어쩌면 운명적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지금 함께하는 개에게 최선을 다하자. 우리가 고맙다는 말을 마지막에 할 수 있도록, 그리고 마지막 길을 떠나는 개가 미소를 머금고 떠날 수 있도록 말이다.
김윤수 세연고
반려동물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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