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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륙도의 신기루 현상을 관광자원으로)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오륙도의 신기루 현상을 관광자원으로
작 성 자 문화미디어과 등록일 2022/12/02/ 조   회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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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도 칼럼
변희룡
부경대 명예교수·전 한국 기상학회장


 사막에서는 낙타의 다리가 너무 길게 보이면 바로 신기루로 인정한다. 그러나 오륙도에서는 태양이 두 개로 보여도, 저런 건 평소에 자주 봐 왔는데 새삼스레 무슨 신기루냐고 한다. 신기루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하긴, 사막의 신기루도 나폴레옹 시대에 와서야 비로소 과학적으로 설명되었고 그 후에는 다시 무관심이었다. 현대에 와서 신기루의 원리가 첨단과학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전자통신의 혁명을 주도한 광통신 기술과 전투기가 레이다를 피하는 스텔스 기술 등에 적용되었고, 우주 시대가 열리면서 점점 더 중시되고 있다. 그래도 사회의 관심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신기루를 정신질환 중에 흔히 나타난다는 환영 정도로 오인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신기루란 빛의 굴절 때문에 물체가 실제와 달리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빛이 통과하는 대기층들의 밀도 차이 때문에 생기는 것이니, 환영과는 절대로 다르다. 이렇게 개념을 잡고 나면 오륙도 앞바다에서 자주 출몰하는 세 가지 신기루를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첫째는 오메가 일출이다. 수평선 아래에 태양이 한 개 더 보이는 것. 둘째는 선박 신기루다. 한 척이 두 척으로 보이기도 하고 기다란 기둥이나 넓적한 돌판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끔 맨눈으로도 보이지만 망원렌즈에 잘 잡힌다. 셋째는 대마도다. 수평선 아래에 허상이 하나 더 보이는데, 안개로 가려져 안보일 때가 많으니 신기루로 인식되기 어려웠다. 이들은 모두 기상 조건이 맞을 때만 나타난다. 기온은 낮고 수온은 높을 때, 안개나 구름이 가리지만 않으면 영락없이 드러난다. 즉, 대마도에서 반사되어 부산 쪽으로 북상하는 구로시오난류 위에, 대륙성 동안기후로 인한 찬바람이 얹힐 때이다. 그래서 발생을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지구상에서 가장 빈번한 신기루 현상 발생장소로 오륙도가 추정되는 이유는 해류와 기류의 이런 조합이 있기 때문이다(드물게 수온은 낮고 기온은 높을 때 나타나기도 한다). 부산은 인구도 많고 부산항에 드나드는 선박도 많으니 발견될 기회도 많다. 이들은 거의 항상 같은 날에 함께 나타난다. 이날 맨눈으로 보이는 수평선은 가짜다. 진짜 수평선은 가짜보다 위쪽에 있는 대칭선이다. 두 수평선 사이의 허상역은 실제로는 수면이면서 하늘로 보인다. 그 하늘 속에 거꾸로 선 허상이 있다. 이런 날은 실상도 상하좌우로 찌그러진다. 오메가 일출은 맨눈으로, 선박 신기루는 맨눈 또는 망원렌즈의 도움으로 찌그러짐을 명확히 볼 수 있다. 대마도 스카이라인은 정밀 추적해야 확인된다. 오륙도는 부산을 상징하는 명소로도 유명하다. 여기에 신기루 사진의 전시관이 마련되면 더 유명해질 수 있을 것이다. 촬영장까지 설치되면, 바다 신기루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이고 최고인 장소가 될 것이다. 신정이나 설 연휴 등등의 날에 신기루도 발생한다는 예보가 나가면 국제적 바람을 타는 한류 중 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 이쯤 되면 첨단과학으로서의 자원 탐구는 오히려 부산물이 될 것 같다.
 명칭도 흥미롭다. 다섯 개인지 여섯 개인지가 헷갈리는 곳(오륙도)에서, 실상보다 허상(신기루)을 보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지구상에는 이런 특이한 장소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수억 명이라고 한다. 그들이 마구 몰려와서 사진을 찍어 가도, 이 자연 자원은 전혀 줄지 않고 오히려 더 남는다. 사진도 남고 자원도 남으니까 `남꾸우∼ 남꾸우∼' 하다가 남구가 되었다고 하자. 이상은 오래 관찰해온 필자의 견해에 불과하다. 정식 연구보고서로 작성되려면, 최소한 10분 이하 간격으로 1년 이상 촬영한 CCTV 영상이 필요한데 이 점이 개인 연구자에게는 높은 장벽이다. 오래전 해운대구청에서 해월정에 소개판을 설치한 적이 있었다. 촬영장까지 설치하려는 과정에서 과학을 모르는 사람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당시는 CCTV가 귀했다.
 수만 년 숨겨져 있던 `남구 오륙도 신기루', 이 천혜의 자연은 발견된 지 20여 년 만인 이제야 소재지인 남구청에 직접 알려진다. 귀인이 주목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뜦신기루 현상
 신기루 현상에는 `빈스'와 `몽즈' 현상이 있다. 빈스 현상은 멀리 있는 실물이 솟아올라 보이거나 거꾸로 선 모습으로 보이는 신기루 현상으로 상방굴절 신기루라고도 한다. 몽즈 현상은 실상 아래에 허상이 물에 반사된 것처럼 보이는 신기루로 하방굴절 신기루라고도 부른다.


광안대교 교각 사이로 보이는 대마도와 선박의 신기루 현상을 찍은 사진이다. 사진 속 눈에 보이는 수평선은 가짜 수평선이며 진짜 수평선과의 사이에 하늘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진짜 수평선 상하로 선박이 대칭을 이루는 상이 보인다. 진짜 수평선 위의 선박도 실제와는 많이 다르게 보인다. 대마도도 하늘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허상역이 하늘로 보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물에 비친 반사영상이라면 진짜와 가짜 수평선 사이의 허상역(즉, 하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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