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home 부산남구신문 > 오피니언
  • facebook
  • twitter
  • print
오피니언 (빈센트 커트니의 Freedom is not free)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빈센트 커트니의 Freedom is not free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2/07/12/ 조   회 135
첨부파일
"가족이라는 선물 준 한국에 감사"

캐나다 노병의 한국 방문기〈하〉


 빌 크라이슬러(92)는 한국전쟁 때 찍은 사진 100여장을 기증하기 위해 유엔평화기념관에 도착하자, 박종왕 관장과 직원들이 마중 나와 환영의 꽃다발을 선물했다. 유엔평화기념관은 8월31일까지 `26791, 한국의 방패가 되다'라는 이름으로 캐나다군 한국전쟁 참전 특별사진전을 열고 있다.
 박 관장이 직접 빌의 휠체어를 밀어 기획전에 전시된 대형 포스터로 향했다. 포스터는 1951년 빌이 패트리샤 공주의 캐나다 경보병 제2대대에 복무할 때 모습을 확대한 사진인데 사진 속에는 빌이 부상 당한 전우를 부축하는 장면이 찍혀 있다. 당연히 빌은 자신의 모습을 포함해 사진 속 수 많은 캐나다 군인들을 알아보았다. 특별전에 전시된 사진들과 함께 유엔평화기념관에 소장된 여러 한국전쟁 전시물들은 빌로 하여금 70년 전을 돌아보는 시간을 주었다. 전시품을 관람한 뒤 빌은 유엔평화기념관 전망대로 올라 인구 300만명이 넘는 현대적 대도시 부산을 바라보았다. 웅장한 건물과 공원들, 그리고 멋진 해변은 1950년 12월 캐나다에서 온 젊은 군인이 봤던 초라하고 가난한 도시와는 믿기 어려울만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2007년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는 아들 매튜는 부산 투어는 물론이고 가평전투 기념식 등 한국 체류 기간 내내 빌과 어머니를 차로 태워 주었다. 서울에 머물 때 매튜는 부모님을 특별한 장소로 모셨다. 놀랍게도 그곳은 서울 시청에서 조금 떨어진 국내 최초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칸티나(LA CANTINA)'였다. 이 레스토랑은 42년 전 빌이 지금의 부인 경자와 첫 데이트를 한 장소였다. 여전히 변함없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음식맛도 훌륭했다.
 매튜는 아버지 빌을 DMZ탐방에 모셔갔다. 고령의 빌이 걸을 수 없고 휠체어를 몰기에 길이 거칠어 DMZ 일대가 보이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방문은 포기해야 했다. 그래서 그들은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시골길을 통해 남쪽 철책 코앞까지 차량으로 이동했다. 매튜는 비무장지대에 가까워질수록 빌의 말수가 주는 것을 알아차렸다. 특히 한국군 초소를 지날 때, 빌이 많이 긴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평범한 DMZ투어로는 접근 할 수 있는 지역까지 올라간 매튜는 빌에게 다음에 어디를 가고 싶은지를 묻자 빌이 재빨리 대답했다. "그만 여기서 나가자구나!"
 92세 고령에도 불구하고 빌의 이번 한국 방문은 대단히 뜻깊었다. 빌은 가평전투기념식에 초청받은 유엔참전용사들 가운데 가평전투에 참전한 유일한 퇴역군인이었다. 또 유엔평화기념관 방문과 그곳에 전달한 사진들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다. 물론 빌은 한국으로부터 훨씬 큰 선물을 받았음을 알고 있다. 그의 아내 경자와 아들 매튜 부부 그리고 어린 손자를 선물로 받았기 때문이다. 빌 크라이슬러 가족의 한국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끝〉
캐나다 참전용사·
부산남구신문 명예기자

※ 빈센트 커트니 명예기자의 원고료는 본인의 뜻에 따라 남구 거주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위해 쓰입니다.
목록

만족도조사 ㅣ 현재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편의성에 만족하셨습니까?

  • 5점(매우만족)
  • 4점(만족)
  • 3점(보통)
  • 2점(불만)
  • 1점(매우불만)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