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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작 성 자 관리자 등록일 2016/04/15/ 조   회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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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는 우리국토의 아픈 손가락이다. 몇 해 전 지질조사 차 독도에서 며칠 보낸 적이 있다. 당시 독도에 체류하려면 해양수산부,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군청 등 모든 관청에 입도 허가를 받아야 했다. 우리 땅인데도 비자 받아 가는 외국보다 까다롭고 복잡했다. 
 가는 길은 더 멀고 험난했다. 울릉도를 거쳐 새벽 유람선을 타고 독도로 향했고, 동해 파도와 서너시간 대치하며 속을 다 개우고 나서야 외로운 섬 하나, 독도와 대면할 수 있었다.
 시계추처럼 하루에도 서너 번 `해 뜨고' `비 오고' `안개 끼고'를 거듭하는 독도는 그야말로 천변만화의 섬이었다. 한 두 시간이면 더 갈 데 없는 손바닥만한 돌섬. 그러나 독도가 우리 땅임을 깨닫는 데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역사, 지질, 외교 뭐 이런 것들을 다 내려놓고 그저 스윽 한번 섬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땅 임을 직관으로 알 수 있었다. 이 부분이 가장 신기한 경험이었다. 억겁 세월 속에 제 땅 흙내를 낚아채는 유전자가 각인된 탓일 것이다.
 근래 일본 문부과학성이 독도를 일본 땅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은 중학교 사회 교과서 18종에 대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언론들은 내년부터 일본의 모든 중학생들이 `독도=일본땅'으로 왜곡된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며 일제히 우려를 쏟아냈다. 
 일본이 독도를 향해 온갖 억지를 부려도 우리가 침묵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는 데는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지 않으려는 이른바 `독도 내 마누라론' 때문이다. 독도에 해병대가 아닌 경북지방경찰청 소속의 독도경비대를 보내고 동도의 맨 끄트머리에 장난감(?) 포신을 내건 것도, 해외 입국만큼 입도가 까다로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까닭에 내 마누라를 내 마누라라고 부르지 못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남의 아내'를 탐하려는 일본의 집착은 이미 편집증을 넘었다. 더 모른 척 하다가는 사달이 벌어질지 모를 일이다. 문제를 뒤집는 역발상이 필요해 보인다.
 독도가 일본땅이라 우기는 일본 극우단체 가운데 실제 독도를 보거나 밟아본 이가 몇이나 될까. 모르긴 해도 극소수일 것이다. 본 적도, 가 본 적도 없으니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몽니를 부려도 막을 재간이 없는 것이다. 일본 내에도 분명 양심 있는 지성이 존재하고, 침묵하는 일본인 다수는 상식과 논리가 통할 것이라 믿는다.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 마주한 독도, (필자가 그러했듯) 결코 일본 땅일 수 없음을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알게 될 터이다. 순진한 발상일까. 이념보다 상식의 힘을 믿고 싶다.
 박선하(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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