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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2/04/04/ 조   회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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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원고와 지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채택된 원고에 대해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부산남구신문 편집실 ☎607-4077, 1225honey@korea.kr


대충 쉽고 편한 장사를 할지, 아니면
남과 다른 나만의 장사를 할지 결정을

백승헌의
자영업 성공일기

팞 음식점의 승패는 엄격함


위생·청결은 식당의 기본 중 기본
장사에도 `깨진 유리창 이론' 적용
한번 방치하면 자칫 습관으로 굳어


 레스토랑을 개업하기 전에 필자는 손님으로 35년 음식점을 다녔다. 그 동안 깜짝 놀란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게 가게 직원들의 테이블 정리 모습에서였다. 흩어진 음식물이 있는 테이블을 물행주로 음식물과 같이 쓱쓱 닦은 뒤 곧이어 밑반찬을 내어왔다. 안타깝게도 이는 여느 음식점의 풍경이다. 반면 필자가 운영하는 다이닝센에서는 테이블 청소 `4원칙'에 따라 처리한다. 우선 직원은 냅킨으로 테이블에 떨어진 음식물을 집는다. 이어 그 자리는 깨끗한 물수건으로 닦아낸 후 무알콜 소독제를 분무기로 뿌린다. 그러고 나서 마른 수건을 닦아야 비로소 테이블 정리가 끝난다.
 가게를 찾는 고객들은 깨끗한 바닥을 보고 놀란다. 락스와 세정제, 가루비누를 탄 물로 매일 바닥을 방역하듯 닦아낸 덕택이다. 이렇게 해도 다음날 아침 햇빛이 비추면 부스러기 몇 개가 바닥에 보이는데 매일 아침 이것마저 쓸어 담으면 매장 바닥은 먼지 한톨 찾기 어려울 정도로 광이 난다. 객장의 모든 테이블은 반년 마다 필자의 노하우로 가벼운 연마에 준하는 특수 청소를 거치는데 8년 된 지금도 새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모든 음료잔도 와인잔에 준해 설거지한 후에 바로 린넨으로 닦아 깨끗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매장 환경과 위생 관리에 주목한 어느 고객의 추천으로 필자는 인근 대학의 외식관련학과에서 특강을 한 적도 있다. 사장이 하기 귀찮은 일은 직원들도 하기 싫은 법이다. 그래서 화장실 청소와 관리는 필자가 직접 하고 있다. 다이닝센은 2021년 6월 식약처의 위생등급업소 매우우수를 통과했는데, 그때 화장실에 붙여 둔 화장실 일일 점검표에 매일 체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특성상 주방은 매일 매일 기름먼지가 쌓이는 곳이다. 따라서 비록 그날 사용하지 않은 접시도 모서리 부분에 기름먼지가 앉게 되는데, 세제와 베이킹 소다를 풀어 씻는다.
 주방이나 홀은 항시 정리정돈을 해야 한다. 정리정돈이 안된 채로 지나면 그게 익숙해지고 지속적으로 다른 쪽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과 필립 짐 바르도 교수는 흥미있는 실험을 했다. 낙후된 골목에 상태가 비슷한 자동차 두 대를 세워놓고 한 대는 차창을 조금 깨뜨린 상태로 방치했다. 일주일 뒤 차창이 깨진 자동차는 거의 고철 상태가 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일단 금이 간 유리창은 전체가 쉽게 망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음식점의 승패를 좌우하는 음식맛, 친절, 매장 환경과 청결·위생에는 그 중심에 모두 사람이 있다.
 세계적인 명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 `버스에 적합한 사람 태우기'가 있다. 적합한 인재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직원 채용시 면접을 오래 본다. 이때 중요시 하는 것이 직원의 인성이다. 요리 실력은 늘리면 되지만 인성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과 사장과의 관계를 설정할 때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계약적인 관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언약적인 관계이다. 계약적인 관계는 계약에 의해 일하고 월급을 주고받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런 관계는 신뢰감을 형성하기 어렵다. 하지만 언약적인 관계는 월급 이상의 것을 주고받을 때 생기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좋은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인생의 선배로서 진정으로 직원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 사장의 이런 진정성을 직원들이 받아들이면 그때부터 언약적인 관계가 형성된다. 직원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무엇이든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잘 보는 법이다. 개업 이후 지난 8년간 아내의 잔소리는 늘 계속됐다. 아내는 늘 "시부지기 하지 말라"고 말했다. 허투루하지 말라는 사투리다. 동네에 하나쯤 있어야 할 레스토랑, 그것이 필자가 지향하는 작은 바람이다. 2014년 6월 14일 개업일인 이날, 모든 사람들이 걱정을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날은 또 하나의 그렇고 그런 레스토랑이 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된 날이다.〈끝〉
용호동 다이닝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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