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home 부산남구신문 > 오피니언
  • facebook
  • twitter
  • print
오피니언 (박미라의 동화 이야기)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박미라의 동화 이야기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1/12/07/ 조   회 141
첨부파일
추억의 `삐삐'에 깃든 사람에 대한 예의

 "삐삐를 부르는 환한 목소리∼ 삐삐를 부르는 상냥한 소리∼"
 이 노래를 떠올리면 미소가 떠오른다. 주근깨 투성이에 양 갈래 빨간 머리, 짝짝이 긴 양말에 커다란 신발을 신고, 부모가 없어도 씩씩하고 재밌게 생활하는 삐삐. 1980년대 아동기를 겪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추억의 이름이다.
 TV 속 삐삐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돈을 마음껏 펑펑 쓰기도 하고(굉장히 부러웠다), 어른들을 혼내주기도 하고(속이 다 시원했지), 경찰도 두려워하지 않았다(나도 그런 용기가 갖고 싶었어). 부모 말을 잘 듣는 모범생이 바람직한 어린이 캐릭터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을 한 방 먹이는 도발적인 캐릭터였다.
 어린이들의 선망과 대리만족의 대상이었던 삐삐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란 작가의 창조물이다.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삐삐는 어른이 되기 싫어', `꼬마 백만장자 삐삐', 이렇게 삼부작이 TV시리즈 `말괄량이 삐삐'의 원작이다. `삐삐'의 원래 이름이 `삐삐로타 델리카테사 윈도셰이드 맥크렐민트 에프레임즈 도우터 롱스타킹'이라는 건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이다.
 슬프면서 웃긴 이야기를 잘 쓰는 유은실 작가는 린드그렌의 작품에 반해 동화를 쓰기 시작했고, 헌책방에서 사 모은 40여권의 린드그렌 동화책이 보물 제 1호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아빠를 잃고, 엄마와 살아가는 초등학교 4학년 이비읍이다. 비읍이가 겪는 고민과 갈등의 마디마다 린드그렌의 대표 작품들이 연관되어 있고, 비읍이는 그 책들을 읽으면서 성장한다.
 유은실 작가는 그러게 언니의 입을 통해 얘기한다. `린드그렌 작품은 사람에 대한 진정한 예의를 알려준다'고. 과연 그랬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을 읽는 내내 `사람에 대한 진정한 예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비읍이가 친구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할 때, 그러게 언니가 비읍이 마음을 감싸줄 때, 비읍이 엄마가 그러게 언니의 편지를 읽을 때 등등
 폭언과 폭행, 갑질과 혐오, 소외와 편가르기 등등.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어서 일어나는 어두운 사건 사고들이 끊이지 않는다. 우리가 진정으로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면 세상은 훨씬 더 살만한 곳이 되지 않을까?
 스웨덴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아스트리드라면 뭐라고 말할까?'라고 묻는다고 한다. 그러면 그녀는 말할 것 같다. `사람에 대한 진정한 예의'로 대할 것! 그것 하나 제대로 안다면, 모든 문제를 푸는 단서가 될 듯하다.
 `사람에 대한 진정한 예의'에 대해 좀 더 공부가 필요한 나는 린드그렌 작품들을 다시 꺼내 한 권 한 권 읽어나가기로 결심한다.
동화작가·라디오 구성작가
목록

만족도조사 ㅣ 현재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편의성에 만족하셨습니까?

  • 5점(매우만족)
  • 4점(만족)
  • 3점(보통)
  • 2점(불만)
  • 1점(매우불만)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