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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외식업 문외한을 전문가로 바꿔준 한달 합숙교육, 장사의 최고 밑천)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외식업 문외한을 전문가로 바꿔준 한달 합숙교육, 장사의 최고 밑천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2/01/27/ 조   회 169
첨부파일
백승헌의
자영업 성공일기
팚 은퇴 후 레스토랑을 차리다

"사장이 가게 관리 소홀하면
직원은 못 봐도 고객은 보여
외식업 트렌드의 시대 변화
배달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이다. 35년 금융인 생활을 접고 무언가 내 일을 하고 싶었는데 딱히 기술이 없어 고민에 빠져 있었다. 부산 인근 어느 대학에서 초빙교수를 제의했었는데 좀 더 자유스러운 일을 하고 싶어 완곡하게 사의를 표했다. 이때 외식업에 진출해 3곳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던 직장 후배의 권유로 팔자에 없던 `중저가 양식 레스토랑'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지금 생각하면 2014년 그 때가 중저가 양식 레스토랑 산업의 성숙기였던 것 같다. 매장마다 입장을 기다리던 긴 줄은 예사였다. 하지만 잘 나가던 중저가 양식 레스토랑들은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들 매장은 코로나가 터지기 이전에 이미 사라졌다. `웰빙' 바람이 불어서 일 수 있지만, 웰빙 매장들도 맥을 못추고 있어 설득력이 부족하다.
 사업 방향을 정한 뒤 프랜차이즈 본사 사장을 만났는데 30대 초반의 시원시원한 사람이었다. 사장은 "본사는 레시피만 제공하고 모든 식재료는 지점에서 직접 구입해 음식을 만든다"고 말했다. 외식업에 문외한인 필자에게 이런 방식은 리스크 부담이 크지만, 반면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제대로만 한다면 여느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은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본사가 운영하는 김해 장유와 율하의 음식점에서 한달 합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주방 설거지부터 하루 8시간 직원들과 똑같이 일하고 밤에는 합숙소에서 잠을 청했다. 주말에는 부산 일대를 돌며 상권분석에 들어갔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 위주로 동네를 훑었다. 부산 최고 요지인 서면과 광복동 일대도 돌아봤다. 이때 레스토랑을 11개나 운영해 외식업 대표로 성공한 홍석천 배우가 쓴 `나만의 레스토랑을 디자인하라'는 책을 접했는데, 매장 디스플레이, 직원 관리, 손님 대응법, 매출을 올리는 마케팅 방법 등이 담겨 있어 개업 초기 외식업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본사 합숙 교육을 마친 날 젊은 사장은 직원들을 불러 모아 한달 내내 직원들과 먹고 자며 온종일 주방에서 교육 받은 가맹점주는 필자가 처음이라며 칭찬의 박수를 쳤다. 이때 받은 합숙 교육은 지금까지 필자의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지금도 필자가 가게에서 청소와 설거지를 제일 잘 한다고 자부한다.
 필자가 운영하는 중저가 양식 레스토랑은 이기대 초입에 있다. 장소 선정에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주위에 경쟁할 만한 양식 레스토랑이 없어서였다. 중요한 포인트이나 전부는 아니다. 이렇다 할 경쟁업소가 없던 여수점은 매달 8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았다. 관리 부족 때문이었다. 합숙교육 중에 이 지점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필자의 눈에 손님의 숫자나 매출액보다는 관리 부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방에서 직원들이 머리를 매만지거나 식자재가 주방 바닥에 놓여 있고 손님이 호출을 해도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응대하지 않고 표정도 굳어 있었다. 이런데도 가게에 사장은 보이지 않았다. 사장은 저녁 늦게 가게에 나온다고 했다. 손님, 주방, 홀, 음식, 위생, 친절 등 모든 관리가 바닥을 친 후 결국 폐업했다. 모든 업종이 다 그렇지만, 특히 외식업은 사장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은 손님들도 보는데 신기하게 직원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가게 입지 선정의 둘째 이유는 인근 피자가게 때문이었다. 하루 매출이 300∼400만원에 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외식이 가능한 손님들이 주위에 많아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인근에 다른 업종의 요식업이 성황 중이면 그 근처도 장사하기에 좋은 자리다. 아쉽게 그 피자가게는 코로나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폐업해 약국이 들어섰다.
 서면이나 광복동은 월세가 비싼데다 경쟁업소들이 많아 솔직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역설적이게 이 이유는 `지금'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 덕택에 배달이 늘었기 때문이다. 서면이나, 광복동은 배달할 곳이 별로 없다. 배달을 강조하는 이유는 굳이 코로나가 아니어도 외식 트렌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배달앱 등으로 이제는 집에서도 외식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필자의 가게는 하루 매출 중 배달이 많게는 60%를 차지한다. 배달 음식에 매력을 느낀 손님은 언젠가 매장에 직접 방문하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용호동 다이닝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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