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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어흥, 부산에 범이 내려왔다!)정보를 제공하는 표 - 글번호, 발행년도, 월, 호수, 제목로 구성된 표입니다.
어흥, 부산에 범이 내려왔다!
작 성 자 소통감사담당관 등록일 2022/01/27/ 조   회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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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동화 이야기

 2022년 임인년은 검은 호랑이해다. 검은 호랑이는 강력한 리더십, 독립성, 도전정신을 상징한다고 한다. 나는 호랑이해에 태어나서 그런지 올해 예감이 좋다.
 호랑이는 우리 민족의 시조 이야기인 `단군신화'에 등장할 만큼 신성한 동물이자, 조선시대 대표적인 민화인 `까치호랑이'에서 보듯, 한 해 복을 빌어주며 지인에게 선물할 만큼 복된 동물이기도 하다.
 또한 호랑이는 옛이야기의 서두를 장식하는 동물이다. 어린 시절, `옛날 아주 먼 옛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라는 시작하는 책을 읽을 때면, 호랑이가 갓을 쓰고 곰방대에 담배를 물고 있는 장면을 상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산이 70% 이상을 차지하다 보니, 호랑이 이야기가 아주 많다. 그 수많은 이야기에 속 호랑이들의 캐릭터를 3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강인하고 무시무시한 호랑이다. 주인공에 대립하는 적대적인 인물로 이야기의 갈등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하면서 떡을 몽땅 빼앗아 먹고, 엄마를 잡아먹고, 그것도 모자라 오누이까지 노렸던 `해님 달님'에 등장하는 그 호랑이가 대표적이다.
 둘째,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은혜를 입었지만, 그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 신의 있는 캐릭터다. `호랑이 형님'과 `은혜 갚은 호랑이'가 이에 해당한다.
 셋째, 가장 흔한 유형으로 어리석고 익살스러운 캐릭터다. 사리 분별이 정확하지 못해 인간이나 다른 지혜로운 동물에게 당하기 일쑤인데,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호랑이재판, 호랑이와 곶감 등이 있다.
 이야기 속 호랑이는 이뿐이 아니다. 놀랍게도 부산에 호랑이 이야기가 꽤 많이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살았던 대표종이 백두산호랑이라서 그런지, 북쪽 어디 깊은 숲에만 살았을 거라고 짐작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우선 범냇골, 범일동, 범천동이라는 지명만 봐도, 그 일대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북구 화명동 화산 아래에는 호투장이라는 곳이 있는데, 수호신 호랑이와 떠돌이 호랑이가 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광안동 중 남천동에 가까운 일대를 범바위골이라고 불렀는데, 이곳에는 실제로 호랑이 석상이 있고, 호암근린공원이 조성돼 있다.
 그런가 하면, 부산의 대표 랜드마크인 용두산에는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기록이 여럿 나오는데, `초량화집'이라는 기록에는 겨울철 먹이가 귀해졌을 때, 용두산 호랑이는 초량항을 건너 절영도로 이동해 목마장의 말을 잡아먹었다고도 한다. 조선시대, 용두산 일대에 있던 왜관에서 호랑이를 잡은 이야기는 널리 회자되어 대마도에서 책으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니, 이쯤 되면 부산 호랑이가 낯설지 않다.
 전래 동화 속 친근하고 익살스러운 호랑이 캐릭터와 부산에 내려온 범 이야기를 잘 버무려보면 한 편의 재밌는 동화가 되지 않을까? 임인년 새해, 기분 좋은 예감은 아마도 호랑이가 물어다 준 글감인가 보다. 새로운 이야기를 쓸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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