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마을| 문현동
묘지마을 농막이 있었던 마을 뒷산에는 아직까지 공동묘지가 남아 있다. 이 공동묘지가 있는 곳까지 주택이 들어서기 시작하여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집을 지을 때 어떤 집은 무덤을 절개하여 반을 남겨둔 채 집을 짓기도 하였고, 담 안에 무덤을 남겨둔 채 집을 짓고 사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마을 곳곳에 아직도 지켜 주는 이 없는 무덤들이 길이나 담벼락이나 집과 집 사이에 누워서 마치 마을을 지키며 함께 살고 있는 듯 하다.
이곳은 처음에 피난민들이 정착할 곳이 없어 할 수 없이 자리를 잡고 살기 시작하면서 묘지마을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분들에게 무섭지 않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산사람이 무섭지 죽은 사람이 왜 무섭겠냐?”며 오히려 죽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지켜 줄 것으로 믿고 있었다. 말없이 망자의 한을 달래며 누워 있는 무덤과 더불어 또 다른 삶의 형태를 보여주는 마을이다.
출처 :「남구의민속과문화」- 부산남구민속회(200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