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당 동제| 용호동
당산나무란 옛날에 당이 있는 산길 또는 들판에 있는 느티나무였다.
그 느티나무 옆이나 위쪽에 사당을 지어놓고 마을의 안녕을 비는 장소가 이른바 당(堂)이고 그런 곳이 있는 산이 당산이었다. 도시에서 조금만 떨어진 시골로 들어가도 어느 마을에서든지 하나씩 볼 수 있는 것이 당이다. 이곳 용호동도 여느 고장과 다름없이 이러한 당산이 있고 이곳에서 제를 지내고 있는데, 그 위치는 용호 사거리에서 300미터 들어간 용호동의 솔밭 옆에 있다. 마을의 안녕을 위한 수호신으로 생각하고, 제석골의 산신제와 마찬가지로 마을 사람들이 1년에 한 번씩 9월 9일이면 제를 올리고 있다.
윤경윤(1925년생)씨는 용호동에는 오래된 당산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당산제를 거리에 다니는 잡신들을 모으는 제를 지냈다고 하였고, 전동수 씨는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모르나 용호동에 정착한 사람들이 토지신으로 모시게 되었다고 했다. 또 어느 자식 없는 노부부가 자식을 얻기 위해 산에서 돌을 주워 놓고 기원을 하여 자식을 얻어 그 돌을 모셔 놓았다고도 하나 현재 당산나무나 사당에는 돌은 없고 그 곳에 지어진 사당의 위패에는 「용호동수호토지지신신위(龍湖洞守護土地之神神位)」라고 쓰여있다. 그 크기는 10㎝×27.5㎝×2.5㎝이다. 당할아버지를 모실 때와는 달리 뜻이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빌 거리를 준비하여 와서 함께 제를 지내며, 제사를 지낸 후 마을 사람들의 통합을 위한 행사도 여러 가지 벌인다.
동네 사람들의 건의를 받아 어려움도 해결하고, 불효한 자나 부정한 자는 동네 화합을 위해 매질도 당연시하였으며, 1년 동안 일을 잘한 머슴에게는 상을 주고, 잘못한 사람은 매를 때리기도 했다고 한다. 부락별로 나누어 놀이(주로 춤)도 한다.
당제가 시작되는 날 15일 전부터는 부정한 사람들이 가까이 범접하지 못하도록 금줄을 치며, 그곳에서 쓸 물을 준비하기 위해 샘을 깨끗이 친후 맑은 물을 떠서 제상에 올리고 음식도 주민들이 정성스레 만든다고 한다. 제를 지낼 때에는 지금도 시의원, 구의원등 용호동 유지들을 불러 함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동사무소처럼 쓰여 졌다고 하며 지금도 그 땅은 동네 땅이라고 하며, 동회에서 주관하는 제석골 산신제와는 달리 용호2동 경로당에서 관리하고 제사를 담당하여 왔으나 이제는 용호 향우회에서 맡고 있다.
전해오는 한 이야기에 의하면 장산봉 바위근처에서 나물을 캐던 아낙이 소변을 보고는 병을 얻어 고생을 했는데, 당할머니께 빌고 난 뒤에 나았다고 한다. 윤경윤 할아버지는 동명불원처럼 멋진 당을 만들고자 자신이 많이 봉사하였으나 함께 나서는 사람들이 없어 현재 상태의 당으로 밖에 안됐다고 애석해 한다.
출처 :「남구의민속과문화」- 부산남구민속회(200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