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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년된 제뢰등대| 감만동

봄이 곱다. 제뢰등대를 찾아가는 길목은 봄이고 별을 매달고 있는 나무다. 별은 하얗고 노랗게 빛난다. 개나리꽃, 벚꽃, 꽃을 보고 가는 길은 아름답고 우아하다.  우암로 75번 나길, 국군항만사령부가 우암로를 지키고 서서 부두로 안내한다. 신선대 부두와 감만 부두는 물류산업과 북항대교 건설 현장으로 쳐다보기만 해도 역동적인 힘이 저절로 치솟아 오르는 곳이다.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철길 너머에는 용당세관이 있고 옛 연합철강에서 새 명칭으로 뒤바뀐 (주)유니온스틸이 있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부산항. 북항대교건설홍보관을 지나면 초입에 시민을 위한 친수 공간이 있고 오래 된 정자가 눈에 띈다. 잠시 쉬어 가는 곳, 정자에 오른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한우리호'가 눈을 버번쩍거리게 한다. 거대한 선박은 바다를 박차고 나가서 부산을 알리고 대한민국을 알리리라.  다이나믹 부산(dynamic busan). 부산의 원동력이라는 힘에 이끌려 제뢰등대 앞에 선다. 흰색, 빨간색, 검정색깔의 휘장을 걸치고 등대는 진중하다. 말없는 말로 나그네를 맞는다. 제뢰등대의 이력이 낱낱이 올라 와 있는 안내판을 찬찬히 읽어 내려간다. `부산항 중앙에 위치한 오리여울 또는 까치여울로 불려지는 곳, 수중 암초에 등대를 건립하여 제뢰등대라고 부른다. 대한민국 최초의 정부. 등대설치 사업으로 광무 9년 (1905년도) 6월에 점등한 부산에서 현존하는 최고 오래 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최고의 부산항, 최고의 등대에 감만부두 등표를 설치했다. 95년간 부산항을 밝혀 온 제뢰등대는 등대로서의 기능을 마치고 영구 보존 등대로 지정하여 지금은 무인등대로 남아서 부산항만 부두를 떡하니 지키고 서 있다.  제뢰, 제(弟鳥)는 물새를 뜻하고 뢰(瀨)는 여울 뢰. 물의 흐름은 빠르다. 오리가 떠다닐 것 같고 까치가 날아다닐 것 같은 물살 빠른 여울에 세워진 제뢰등대는 이제 1세기를 아우른다.  마치 방풍림처럼 제뢰등대를 에워싸고 있는 산자락에 마음을 빼앗긴다. 내가 서 있는 오른쪽에는 서구 천마산, 중구 용두산, 동구 수정산이 남구의 황령산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붙이고 있다. 왼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린다. 고개를 돌리고 바라본 곳에 부산 상징인 오륙도가 있다. 밀물일 때는 섬이 6개로 보였다가 썰물일 때는 5개로 보인다는 부산 자랑 오륙도다.  오륙도와 영도 까치섬이 마주보고 있다. 서로를 향한 그리움이 크고 애틋해 보인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북항대교 민간투자사업체에서 내건 구호가 강풍에 휘날리는 태극기 같이 소중하게 젖어든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소중한 사람. 태어나고 자란 부산. 부산의 힘이요 대한민국 총체적인 힘이 남구에 있다. 광안대교와 남항대교를 가로지르는 북항대교 공사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북항대교 주탑이 하늘을 찌를 듯 용맹스럽다. 찌르고 찔러 부산을 살리고 대한민국 산업경제를 살린다.  인생은 끝없는 항로다. 항로를 지켜주는 제뢰등대. 그대여! 바다를 붙들고 만선을 꿈꾸는 등대가 있는 남구 감만동으로 오시라.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제뢰등대가 지금 당신의 내면을 비추어줄 듯 기다리고 있다.

출처 :「남구의민속과문화」- 부산남구민속회(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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